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이동통신 3사가 과거 보조금 경쟁으로 빼 오던 경쟁사 고객을 이제 체험형 혜택 제공으로 노리는 추세다. 보조금 지급으로 유치한 고객의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그간의 경험에서, 장기고객에게 다양한 체험형 혜택을 제공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게 이들의 잔류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추세는 지난해 대규모 이통사 해킹 사태로 촉발된 가입자 이탈 러쉬 뒤 더욱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SKT) 유심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 행렬이 빚어졌다. 이어 KT도 정보유출 사고를 겪으며 비슷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날 각사 투자설명(IR) 자료에 따르면 SKT의 월평균 해지율은 해킹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2분기 1.6%까지 치솟았다가 올 1분기 0.9%로 안정을 찾았다.
KT는 올 1분기 해지율이 1.68%까지 뛰었다. KT는 해킹 사태 뒤 대책으로 기존 가입자가 번호이동을 할 때 물리는 위약금을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1월까지 면제한 바 있다.
특히 주목되는 건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해킹 이슈를 피해 갔기 때문에 번호이동 반사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올해 1분기 해지율이 지난해 1분기 1.09%에서 1.22%로 뛰었다.
통신업계 1, 2위인 SKT와 KT에서 촉발된 번호이동의 연쇄효과가 LG유플러스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런 연쇄이동은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보조금 대량 살포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KT의 경우 위약금 면제 기간인 올해 1월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99만3729명으로 2·3월 50만명대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결국, 포화된 국내 이통시장에서 일회성 보조금으로 유인한 가입자 돌려막기가 반복되면서 이같은 마케팅 방법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지금 보조금을 뿌려 가입자를 유치해봐야 언제든 이들은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이통사로 옮겨갈 잠재 이탈자에 불과하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이후 이통 3사는 장기고객 락인(붙잡아 두기) 전략의 하나로 체험형 혜택 제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6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에서 멤버십 VIP 이상 5년 이상 장기고객 4000명을 초청해 '레고랜드 런(RUN)' 행사를 열었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이와 관련해 "단순 할인이나 일회성 혜택 제공을 넘어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10년 이상 장기고객 1800명을 에버랜드 비공개 자연 체험 공간 '포레스트 캠프'에 초청하는 '숲캉스 데이'를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째 운영 중이다. 올해 경쟁률이 636대 1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KT는 '초대드림' 프로그램으로 에버랜드 초청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행사의 누적 참여자는 30만명을 넘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요금할인이나 쿠폰 같은 혜택보다 장기로 이용하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이 최근의 대세"이라며 "제휴처마다 개별 협상으로 비용이 정해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그간 통신업계가 제휴하지 않았던 새로운 곳과 협력하면 비용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험형 혜택 제공 강화 등은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 투자 확대를 견인한다.
1분기 통신 3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이들 3사의 합산 마케팅비는 2조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었다.
회사별로는 LG유플러스가 6142억원으로 11.7% 증가해 3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는 서비스수익 대비 21.7%로 최근 3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이 외에 KT는 6873억원으로 9.9%, SKT는 7408억원으로 7.1% 각각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과 애플 아이폰18 출시가 예정돼 있어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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