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페니트리움바이오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현금 조달에 나서면서 이와 반대되는 지배주주 행보에 의구심이 커진다. 소액 주주들은 메자닌에 이은 유증에 반 강제로 현금을 투입하는 반면 지배주주는 조달한 자금을 모회사로 올리는 흐름이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김연진씨 역시 주주들에게 현금 수혈을 요청하면서 본인은 현금 대신 현물을 주고 지분율을 늘린 상태다. 결국 위험은 다시 소액주주에 쏠리는 구조다.
주가 뜨기 직전 지배주주에 염가 유증, 신약 개발에 쓸 현금은 '0'
현재 페니트리움바이오 지배구조는 현대바이오 25.95%, 씨앤팜 7.49%, 김씨 3.48%로 최대주주를 이룬다. 현대바이오 최대주주가 씨앤팜, 씨앤팜 최대주주가 김씨라 사실상 김씨 개인이 지배하는 구조다.
이들은 페니트리움바이오를 피벗하는 과정에서 현재 지분 구조를 완성했다. 원래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신약 개발사가 아니라 제약사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임상시험 수탁 업체(CRO)다. 최근 CRO 수주가 급감해 기업 존립 자체가 흔들리면서 신약 개발사로 피벗했다. 모회사가 지닌 파이프라인을 만성 적자 한계기업에 수혈하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주주 지분 희석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2024년 6월 1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91억원에 파이프라인을 취득했다. 씨앤팜이 현대바이오로 넘긴 유방암·폐암 관련 약물 전달 기술 일부를 다시 패니트리움바이오로 이전한 거래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신약 개발 시작에도 지배주주에게 현금이 아닌 현물로 지분을 팔았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씨앤팜과 김씨가 지닌 현대바이오 지분을 받고 신주를 발행했다. 당시 적용한 현대바이오 주가는 5511원이었다. 페니트리움바이오 기준주가는 2859원이었는데 10%를 할인해 2574원으로 정했다.
신약 개발 자금으로 직접 투입할 수 없는 주식을 받고 자사 주주 지분을 희석한 것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을 조달하는 증자보다는 김씨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가까웠던 셈이다.
해당 거래를 마친 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이른바 '가짜 내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를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공시는 하지 않은 홍보였다. 이 홍보 뒤 회사 주가가 급등했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급등한 가격을 바탕으로 이번 738억원 규모 유증을 추진 중이다. 유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나면 주가가 급등 전으로 돌아가도 이미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바꾼 김씨는 동일 자금으로 더 큰 회사 주식을 얻은 결과가 된다.
될 신약이면 왜 한계 기업 자회사에... 라이선스 아웃 문법과 정반대
지배주주 입장에서 신약 성공을 가정하면 기술을 이전하지 않고 직접 개발하거나 현금을 투입하는 편이 이익이다. 그 대신 택한 현재 구조에서는 리스크 외주화와 수익 내재화라는 이점이 생긴다.
신약 개발에는 통상 10년 이상 긴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간다. 최종 상업화 성공 확률은 극히 낮은 전형적 고위험·고비용 사업이다. 때문에 라이선스 아웃은 원천 기술이 있어도 개발비나 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이 빅파마 등에 넘기는 형태가 흔하다.
패니트리움바이오와 지배주주 간 거래는 이 문법과 정반대다. 현대바이오 연구진이 규모가 더 작고 재무가 어려운 자회사로 내려가 그대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한다.
진근우 페니트리움바이오 공동대표부터 현대바이오 대표와 연구소장을 겸직하는 상태다. 관련 인력도 함께 움직였다. 기술 거래 이전(2023년) 0명이었던 페니트리움바이오 연구 인력은 이후(2024년) 19명으로 급증했다. 회사가 신약 성공을 강조하기 시작한 현재는 9명으로 반토막났다. 그 중에서도 신약개발팀 인력은 1명 뿐이다.
그 대가로 현대바이오는 기술 이전료뿐 아니라 단계별 마일스톤을 챙긴다. 미국 임상 2상 성공 시 65억원, 임상 3상 성공 시 50억원, 미국 품목허가 취득 시 50억원 등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가 해당 기술로 제품을 팔아 매출을 내면 경상기술료를 현대바이오에 매년 떼어줘야 한다. 매출 구간별로 300억원 이하 10%, 300억~1000억원 5%, 1000억원 초과 3% 등이다.
외관은 라이센스아웃이어도 실질은 현대바이오가 그대로 개발하면서 비용 청구서만 자회사 주주에게 간 셈이다. 현대바이오가 확보한 비용도 언제든 씨앤팜과 김씨에게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이들 지배주주는 자회사 주주 지분 희석 자금을 통한 지배주주 기술 매입을 반복해왔다.
현대바이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씨앤팜 기술을 수차례 샀다. 현재 현대바이오가 보유한 페니트리움바이오 지분 16.23%도 현대바이오가 발행한 CB 원리금에 담보로 잡혔다. 담보 계약 상대방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와 모회사 현대바이오, 조부 회사 씨앤팜 등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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