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동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이 현지 사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인 돌발 변수로 부상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쟁 장기화에 따른 직접적인 실적 타격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나, 이들 기업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세 변화에 맞춰 사업 전략을 재편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오일머니'가 멈췄다...사우디 재정 악화에 '비전 2030' 급제동
14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우디의 주력 수입원인 석유 수출량이 대폭 감소한데다, 전쟁 관련 지출 및 세수 감소액도 이미 1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추진 동력 약화도 우려된다. 사우디 정부가 재정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하던 대규모 IT 인프라 및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이 전쟁 후유증 회복과 안보 예산 확중 필요에 밀려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PoC·플랫폼 수출 성과에도…‘중동발 불확실성’에 가려진 K-IT
네이버는 사우디를 차세대 먹거리 시장으로 꼽고 현지 진출 속도를 높이는 중이었다. 지난해 6월 ‘팀네이버(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는 메카와 메디나 등 사우디 3개 주요 도시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했다.
디지털 트윈 사업은 현실 도시를 가상 세계에 정밀하게 복제해 재난 대응과 도시 운영을 돕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다. 이 플랫폼은 3차원(3D) 모델 기반의 다양한 도시 계획 지원 기능과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이 완료된 3개 도시의 총면적은 서울시의 11배가 넘는 약 6800㎢로, 건물 수만 92만 동 이상이다. 사우디 정부는 향후 플랫폼 구축 도시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이를 사우디 정부 기관에 수출하는 기업-정부 간 거래(B2G) 모델로 삼고, 지난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매출 성장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 수순을 밟으면서 현지에서 이러한 IT 인프라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이란 간 '2주 휴전안' 합의가 도출됐으나, 파괴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가 시급한 상황 속에서 후순위인 IT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를 앞세워 사우디서 추진하던 약 90조원 규모의 ‘디리야 프로젝트’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이곳에 인공지능(AI) 기반 주차 안내와 실내 내비게이션, 결제 시스템을 아우르는 ‘주차 풀스택’ 기술을 공급하는 유상 실증(PoC)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주차 시스템을 시작으로 향후 사우디에서 로봇까지 기술 범위를 넓혀 스마트시티 운영 전반에서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비상등 켜진 중동 비즈니스, 네카오의 선택은 ‘유연한 대응’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상황 변화에 따라 세부적인 전략은 유연하게 조정하되, 장기적인 사업 추진 로드맵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현재 사우디 현지 오피스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필요시 즉시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운영 체계를 유동적으로 가져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네이버는 사우디 현지와 본사 간 상시 소통 창구인 '핫라인'을 가동하며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지 인력 안전 관리와 병행해 현재까지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기존 로드맵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비슷한 스탠스로 현지 상황 변화에 대응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중동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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