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2000만배럴 스와프로 푼다는 정부…기업 반응은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당장은 도움되지만 전쟁 장기화 시 ‘무용지물’ 정부도 원유 대체 수급원 찾는 노력 기울여야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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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내 도입 원유의 7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며 정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비축유(備蓄油) 스와프(교환)를 통한 공급 부족 해소 지원에 나섰지만, 현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스와프 물량이 제한적이라 유가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쟁 장기화 시 효과가 더 미미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만큼 대체 수급원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S-OIL)가 원유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유가 불안 및 석유화학 제품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비축유를 정유사에 대여하는 스와프 제도를 시행했다.

대체 물량 확보 정유사에 선제적 원유 공급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한 뒤 이를 증명하면 해당 물량이 국내에 도입되는 기간 동안 정부가 비축유를 빌려줘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스와프 물량에 대한 대여료를 받는다.

정부는 대체 원유를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정유사에게만 스와프 물량을 제공한다. 대체 원유가 일종의 담보인 셈이다.

SK 유조차. 출처=연합뉴스
SK 유조차. 출처=연합뉴스

북아메리카(북미), 호주 등 정세가 비교적 안정된 국가서 수급하는 정유사가 해당 제도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절차는 정유사가 대체 원유 선적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타당성 검토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달과 다음달 스와프 수요가 2000만 배럴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와프와 방출은 다르다. 정유사가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만 원유를 공급하기 때문에 정부 재고는 줄어들지 않는다. 방출은 정부가 원유를 정유사에 파는 형태이기 때문에 재고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비축유 스와프는 재고 소진에 허덕이는 정유사에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달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체 원유 국내 도입 기간에도 정제 사업 등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막힌 원유를 북미나 호주 등 대체 수급지에서 들여오는 데엔 최대 50일이 걸린다. 원유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정유업 특성상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주유소 간판에 리터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적혀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주유소 간판에 리터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적혀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전쟁 장기화 시 대체 수급원 확보 필수

관심은 비축유 스와프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느냐다. 정유 4사들는 스와프 제도가 당장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질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급한 불 끄기’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중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안정적인 대체 원유 수급원 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민관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유 수송이 안정적으로 되지 않는 상황서 비축유를 바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스와프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전쟁이 장기전으로 간다면 민관 차원의 원유 대체 수급원 확보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통화에서 “(북미·호주 등) 타지에서 원유를 국내로 수송하는 기간은 중동보다 훨씬 길다”며 “비축유를 즉각적으로 쓰는 건 지금 당장으로선 효과가 크지만, 전쟁 장기화 시에도 클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청한 정유사 관계자는 “비축유 스와프는 운송기간 고려 없이 비축유를 즉각 공정에 투입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대체 수급원을 찾는 노력이 결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관 공공기관 관계자 역시 “비축유 스와프로 휘발유 시장 가격 상승 폭 등을 억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가를 내리거나 장기간 안정화를 이루는 것까지 기대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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