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IPO] ②테슬라도 탐내는 한국 반도체 인재…쟁탈전 최전선 섰다

증권 | 심두보  기자 |입력

테슬라, 한국 반도체 엔지니어 러브콜 리벨리온·퓨리오사, 인재 유출 막기가 핵심 과제 국내 소형 스타트업은 인재 확보 난항

리벨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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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인재 쟁탈전의 최전선이 됐다. 테슬라를 필두로 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설계 인력을 공개 채용하기 시작했고,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핵심 인재 붙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그 사이에서 자본과 브랜드가 취약한 후발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인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아시아 엔지니어 연봉, 미국의 3분의 1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나란히 붙이며 "한국에 있고 칩 설계, 팹,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지원하라"고 직접 호소했다. 테슬라 코리아가 게시한 채용 공고에는 연봉 최대 5억원과 주거비·자녀 교육비 지원이 명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기업을 지목하다시피 한 이번 채용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엔지니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타겟으로 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출처=일론 머스크 X 피드
출처=일론 머스크 X 피드

배경은 단순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반도체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미국 동종 직군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실력은 동등하거나 그에 준하지만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글로벌 빅테크 입장에서는 한국 엔지니어를 미국 기준 연봉으로 채용해도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 이 구조적 임금 격차가 인재 유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한국 엔지니어에게 현지 기준 연봉을 제시하면 국내 처우와 두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이 격차를 메우지 못하면 인재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했다.

테슬라뿐 아니라 엔비디아, AMD, 구글 등 주요 빅테크들도 한국 칩 설계 엔지니어 영입에 적극적이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설계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설계 고급 인력은 단기간에 육성되지 않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검증된 한국 엔지니어들은 그만큼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다.

리벨리온·퓨리오사, 인재 유지에 막대한 자본 투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이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기업들이다. 두 회사 모두 스타 엔지니어 중심의 조직 구조를 갖고 있어, 핵심 인력의 이탈은 곧 기술 경쟁력 손실로 이어진다.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준의 연봉에 스톡옵션을 얹는 방식으로 S급 엔지니어를 영입해 왔다. 리벨리온의 경우 IPO를 앞두고 스톡옵션의 현금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재 유지 수단으로서의 효력이 강화되는 구조다. 리벨리온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스톡옵션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상장 후 주식 가치가 현실화되면 인재 유지 수단으로서의 효력이 그만큼 강해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는 이미 규모와 기술 스택, 고객사 레퍼런스를 갖췄다"며 "후발 스타트업이 수백억 원 규모로 성장하더라도 현재 단계에서 이 두 회사를 따라잡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내 AI 반도체 분야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스타 엔지니어들은 리벨리온이나 퓨리오사AI로 집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규모와 처우, 기술 과제의 난이도 측면에서 두 회사가 다른 국내 스타트업과 현격한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후발 스타트업, 이중 압박에 구조적 인재난

문제는 리벨리온·퓨리오사의 후방에 있는 중소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의 인재 유출 압력과 국내 선두 기업의 흡인력 사이에서 이중 압박을 받는다.

현재 국내 AI 칩 스타트업 상당수는 매출이 거의 없음에도 밸류에이션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재무 지표에 익숙한 심사역들은 투자 집행 자체를 꺼린다.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 처우 경쟁에서 밀리고, 처우가 열위에 놓이면 인재를 유치하지 못한다. 인재를 유치하지 못하면 기술 개발이 늦어지고,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 다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구조적 악순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붙잡을 자본과 브랜드가 있느냐 없느냐가 스타트업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라고 했다. 이어 "리벨리온·퓨리오사 수준의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곳은 애초에 좋은 엔지니어를 데려오기가 어렵고, 운 좋게 영입해도 붙잡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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