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 컴퍼니 빌더 전략 다시 꺼낸다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컴퍼니 빌더의 베테랑 박지웅 대표의 리부트 시작돼 굿닥·헬로네이처·푸드플라이 등 성공 트랙 레코드는 이미 충분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스타트업 지주사'로의 안착을 선언했던 패스트트랙아시아가 다시금 야성의 본능을 깨우고 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가 그룹의 모태이자 성공 방정식이었던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 전략을 다시 꺼내 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컴퍼니 빌더 전략은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흔히 '스타트업 스튜디오'라고도 불리는 독특한 창업·투자 모델이다. 기존 스타트업을 발굴해 자금을 대는 방식을 넘어, 아이디어 단계부터 스타트업을 직접 설립(Build)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략의 실행 주체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VC 자회사인 패스트벤처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벤처스 내부에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FI)를 넘어, 과거처럼 창업팀을 직접 꾸리고 사업 모델을 기획하는 방식을 부활시키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 박지웅 대표의 필살기 ‘컴퍼니 빌더 전략’

패스트트랙아시아는 국내 대표적인 컴퍼니 빌더로 꼽힌다. 박지웅 대표와 핵심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에 적합한 경영진을 영입해 공동 창업하는 방식이었다.

성과는 확실했다. 병원 검색 앱 굿닥은 출시 직후 옐로모바일에 매각되며 컴퍼니 빌더 모델의 빠른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어 선보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헬로네이처는 SK플래닛과 BGF로 이어지는 대형 M&A를 성사시켰고, 맛집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역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지탱하는 양대 축인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와 성인 교육 기업 데이원컴퍼니(구 패스트캠퍼스) 역시 이 컴퍼니 빌더 시스템이 낳은 기업들이다.

이러한 연쇄적 성공 덕분에 패스트트랙아시아는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실패 확률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 시장에서 이처럼 높은 타율을 기록한 하우스는 드물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컴퍼니 빌더 시즌 1의 여정은 2019년 패스트벤처스 설립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후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패스트벤처스를 통한 간접 투자로 스타트업에 대한 익스포저(노출도)를 유지해왔다.

● 컴퍼니 빌더 시즌 2를 고민한 이유는?

박지웅 대표와 패스트벤처스가 ‘컴퍼니 빌더’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배경에는 ‘풍요 속 빈곤’이 있다. 겉보기엔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면면이 들여다보면 실속은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트렌드에 대해 "콘텐츠와 뷰티 등 IP 기반 스타트업이나 AI, 시니어 분야가 각광받고 있지만 막상 자금을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유망한 AI 스타트업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지나치게 높아 부담스럽고, 시니어 분야는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라며 "뷰티 브랜드 투자는 '모 아니면 도' 식의 베팅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즉, 박지웅 대표가 컴퍼니 빌더 전략을 다시 꺼낸 배경에는 투자가 애매한 상황에서 억지로 외부 대상을 찾기보다, 검증된 내부 역량을 활용해 직접 '될성부른 기업'을 만드는 것이 승산이 높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는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도 유효한 전략이다.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할 경우 경영에 대한 통제권이 제한적이지만, 컴퍼니 빌딩 방식은 초기부터 지분을 높게 가져가며 리스크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투입한 노력 대비 효율성(ROI)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는 확보할 수 있는 지분(Equity)은 적은 반면, 투자 이후 성장을 돕기 위해 들어가는 리소스는 만만치 않다"며 "어차피 비슷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해 기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존 전략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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