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국내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도입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ETF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해외 주식 직접 투자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겠다는 취지의 RIA가 도입될 경우, 돌아온 자금이 국내 ETF에 대거 흘러 들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서학개미' 열풍을 타고 급성장했던 운용사보다는 전통적으로 국내 자산 라인업이 탄탄한 운용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ETF 시장 양강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삼성자산운용, 'KODEX' 국내 라인업 앞세워 1위 굳히기
14일 스마트투데이의 분석 결과, 1월 13일 기준 삼성자산운용(KODEX)의 ETF 순자산총액 중 국내 자산 비중(ETF 내 일부라도 해외 자산 담으면 제외)은 약 7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은 국내 비중이 47%에 그쳤고, 해외 자산 비중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간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굵직한 해외 대표 지수 상품을 앞세워 삼성자산운용을 맹추격해왔다. 하지만 RIA 도입으로 '국내 투자'에 메리트가 부여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RIA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투자 자금이 국내 주식형 자산으로 흘러들어가야 하는데, 이 경우 'KODEX 200'을 필두로 국내 지수형 및 섹터형 ETF 라인업이 압도적인 삼성자산운용으로 유동성이 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RIA는 단기 매매보다는 계좌 관점에서 연간 단위의 투자를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해당 계좌에서 1년 이상 장기로 보유를 해야 하면서도 연금과는 달리 초장기 투자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특수한 수요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RIA 투자자들은 국내 대표지수·고배당·테마 ETF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중위권 싸움, '안방' 지킨 KB·신한 vs '미국 올인' 한투의 희비
RIA발(發) 시장 재편은 중위권 다툼에서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테크 및 반도체 테마를 중심으로 약진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ACE)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 중 해외 비중은 무려 73%에 달해 주요 운용사 중 가장 높았다. ACE 미국빅테크TOP7 등 주력 상품 대부분이 해외형인 탓에, 국내 투자 유인을 골자로 하는 RIA 자금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KB자산운용(RISE)과 신한자산운용(SOL)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의 국내 자산 비중은 72.4%로 삼성자산운용과 유사한 수준이며, 신한자산운용 역시 65.9%로 국내 비중이 높다.
KB자산운용은 채권형과 대표 지수형에서,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 등 특화 상품뿐만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테마형 ETF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RIA가 활성화될 경우, 이들 운용사가 한국투자신탁운용보다 자금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RIA의 도입이 ETF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RIA 제도는 해외 상장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ETF 운용사 입장에서 해외 자산 기반 ETF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RIA 제도로 해외 투자자금이 RIA로 대거 유입된다고 가정했을 때는 국내주식형 ETF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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