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은 되고 성남은 안 되나?”...상대원2구역 조합원, DL이앤씨에 뿔난 이유 [정비사업 디코드]

건설·부동산 | 김종현  기자 |입력

[상대원2구역] 조합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하라” vs DL이앤씨 “한강 핵심지 아니어서 불가”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문제 불거져…조합, 높아진 금액만큼 ‘수준급 주거단지’ 건설 주장 시공사 선정 취소 총회 임박한 시점에서 조합원 반응은 ‘냉온적’…”현실 고려해야” 의견도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한강변 등 주요 핵심 지역에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다는데 그럼 경기 안양에 지은 ‘아크로베스티뉴’는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을 두고 이견을 보여온 경기도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과 DL이앤씨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취소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예고한 상태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근방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자와 면담에서 "조합이 공사비 인상과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DL이앤씨가 '비용'을 이유로 거절했단 소문이 파다하다"며 냉랭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공사 선정 취소 결정을 위한 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조합원 여론이 좋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조합원 신분을 밝힌 상대원2구역 근방 B 음식점 관계자는 “DL이앤씨가 한강변에만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 믿었었는데, 경기도 안양에서 아크로 단지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DL이앤씨가 대체안으로 제시한 ‘e편한세상 성남 더 시그니처’에 대해서도 “마감재만 바꾼 말장난”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현장. 출처=김종현 기자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현장. 출처=김종현 기자

◆ 조합,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두고 DL이앤씨와 대립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3월 6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같은 달 5일까지 입찰참가자격 등록 접수를 받고 입찰서는 6일 오후 2시까지 접수 받는다. 이는 DL이앤씨 시공사 선정 해지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상대원2구역 조합과 DL이앤씨의 갈등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두고 시작됐다. 조합은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후 6년이 지난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를 적용하는 도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조합이 ‘경기 성남 첫 아크로 적용’을 추진하면서 양측 간 관계는 악화됐다.

조합은 단지 고급화를 통해 아파트 가치를 극대화하고 스카이라운지·실내수영장 등 수준급의 커뮤니티 시설을 추가하기 위해 설계변경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도 획득했다.

하지만 공사비 협상 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DL이앤씨가 평(3.3㎡)당 781만원의 공사비를 요구했다. 이는 2023년 아크로 브랜드 적용 시 추산한 공사비인 765만원보다 2.1% 높은 수준이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 내역에 주차대수와 커뮤니티 등에 따른 변경 내용을 반영한 내역”이라며 공사비를 인상한 만큼 그에 걸맞은 수준의 주거단지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공사현장 입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상대원2구역 재개발 공사현장 입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 DL이앤씨, “입지·일정 고려하면 아크로 적용 불가”

DL이앤씨는 지난해 12월 상대원2구역 조합에 “자사의 아크로 브랜드 적용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아크로'는 ‘한강 주변 핵심 지역’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설계변경에 따른 착공 지연과 공사량 증가에 따른 공사비 증가 이유도 덧붙였다.

대신 DL이앤씨는 조합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제안보다 고급화 된 주거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단지 명으로 ‘e편한세상 성남 더 시그니처’를 제안하고, 설계변경과 조합원 마감재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또한 공사비도 기존의 평당 682만원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착공 시점도 기존 계획대로 오는 4월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더이상 DL이앤씨를 믿지 못하겠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인근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철거가 완료된 상황이라 조합원들의 방문이 많지는 않지만, 시공사 선정 해임 총회 건이 대의원회를 통과한 이후의 반응은 대부분 ‘DL이앤씨를 불신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 사무실 입구. 출처=김종현 기자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 사무실 입구. 출처=김종현 기자

일각에서는 한남2구역에서처럼 DL이앤씨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D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서 조합과 약속을 2번이나 어겼었지만, 조합원들은 공사비용, 사업여건 등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시공사 지위를 유지시켜 준 사례도 있다"며 "이 곳 역시 앞선 1차 입찰에 건설사 단 한곳도 응찰하지 않았다는 점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지난 6일 1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8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접수를 받았지만,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없었다. 이에 조합은 9일 2차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19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현장설명회는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남광건설 등이 참여했다.

DL이앤씨는 상대원2구역 주장에 대해 사업 지연 등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크로 적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에 제시한 평당 682만원은 경쟁사 타사업지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상대원2구역은 철거를 완료하고 분양을 앞둔 시점이라 설계변경을 수반한 브랜드 변경은 사업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상대원2구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춡처=김종현 기자
시민들이 상대원2구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춡처=김종현 기자

경기 안양 아크로베스티뉴와 차별 대우 논란에 대해선 “아크로 브랜드 부여에 앞서 입지, 시세, 공사비, 미래가치, 분양성 등 엄격한 기준에 대해 단계별 부서 검토 과정을 거친다”며 “안양 아크로베스티뉴의 경우 아크로를 부여하기 적합하다고 판단된 사례”라고 해명했다.

조합은 조만간 DL이앤씨 시공사 선정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취소 결정을 위한 총회 안건은 이미 의결된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29층, 43개동, 총 4885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만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정비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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