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딛고 다시 움직이는 성수2지구...삼성·DL·포스코 '물밑 수주전' 재점화 [정비사업 디코드]

건설·부동산 |김종현 기자|입력

[성수2지구] 삼성·DL, 일대에 OS요원 파견해 ‘재참전 의사’ 밝혀 조합장과 ‘불건전 접촉 의혹’ 일었던 포스코이앤씨도 “상황 관철 중” 사퇴 의사 밝혔다가 번복한 조합장…조합원 “해임 총회 추진” 맞서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조합장 바뀌고 집행부 다시 꾸려질 기미 보이니까 건설사 OS요원(홍보요원)도 하나 둘 다시 나타나고 있어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DL이앤씨 OS요원은 조합장 사퇴 이후에 벌써 2번 이상 봤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이하 성수2지구)에서 공인 중개사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실제로 성수2지구 일대에서는 건설사 관계자들의 발길이 다지 이어지고 있다. 1차 입찰에는 조합 내부 갈등이 격화되면서 단 1곳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무산됐지만, 최근 지도부 교체가 본격화 되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A 공인개사는 "1차 입찰에 불참했던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파견한 OS요원이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본격적인 홍보는 아니지만 조합 분위기를 살피며 관계 회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기존 '불참' 입장에서 '참여 검토'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2차 입찰은 경쟁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정비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삼성·DL “입찰 참여 검토 중”…포스코이앤씨도 “상황 지켜보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성수2지구 입찰 참여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치뤄질 2차 입찰이 새 지도부 체제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성수2지구 일대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성수2지구 일대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수2지구 재개발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라며 “새 집행부가 꾸려지고 정확한 입찰 지침이 나온 후에 참전 여부를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요 사업장에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조합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차후 상황을 지켜본 뒤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성수2지구 내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면담에서 “삼성물산과 DL이앤씨 OS요원들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지난달에는 OS요원들이 조합 사무실 입구에서 집행부와 조합원들에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성수2지구 조합 사무실. 출처=김종현 기자
성수2지구 조합 사무실. 출처=김종현 기자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 조합장과 한 건설사의 OS요원과 불미스러운 이슈가 불거진 후, 몇 달간 OS요원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최근 들어 다시 OS요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조합원들도 조심스럽게 재개발 관련 이야기를 꺼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내년 들어서는 새 집행부가 입찰보증금 등 건설사가 부담을 느끼는 입찰지침 조항을 수정한다면 경쟁입찰도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입찰보증금 조항만 완화해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조합장, 포스코이앤씨 OS요원과 ‘불건전 접촉 의혹’에 사퇴…조합 내홍 격화

성수2지구는 올해 큰 내홍을 겪었다. 조합장과 포스코이앤씨 OS요원간에 불건전한 접촉이 이뤄졌단 의혹이 불거지자 조합 내부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개인적인 신변 정리 후 사임할 것”이는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까지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고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위한 재공고 없이 내년 정기총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조합장에게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조합장이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사무실에 복귀하자 내부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성동구청에 접수된 성수2지구 조합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공고문. 출처=김종현 기자
성동구청에 접수된 성수2지구 조합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공고문. 출처=김종현 기자

결국 성수2지구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임원 해임에 나섰다. 지난달 5일 성동구청에 ‘조합장 및 임원 해임을 위한 발의서’를 제출하며 동월 20일 해임 총회 개최를 추진했다. 전체 조합원 중 10분의 1 이상이 ‘조합장 해임 총회 개최’에 찬성하며 총회 개최 요건은 충족됐다. 총회를 열흘 앞둔 시점에 조합장이 다시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조합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조합은 내년 2월 새 집행부 선출을 목표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며, 시공사 선정 여부를 포함한 향후 사업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내 갈등 뿐 아니라 입찰지칙 역시 입찰 무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성수2지구 조합이 제사한 조건은 △전 조합원 한강 조망권 확보 △입찰보증금 1000억 원 △경쟁입찰 없는 수의계약 불허 △컨소시엄(공동도급) 불허 △책임준공확약서 제출 등으로 업계에서는 건설사에 지나치게 부담이 되는 조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꾸려지는 새 집행부가 건설사 의견을 반영해 입찰지침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합이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갈들을 봉합하고, 조건이 완화된다면 건설 빅3의 경쟁입찰도 충분히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2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 1동 506번지 일대를 정비해 지하 5층~지상 65층 규모, 2609가구의 주상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 인접해 ‘역세권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경동초, 성수공업고, 경수초·중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고 남측 면 전체가 한강과 맞닿아 있다. 총공사비는 약 1조 7846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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