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스페이스X가 있다면, 바이오엔 알토스랩스가 있다 [글로벌마켓 디코드]

글로벌 |심두보 기자|입력

죽음은 이제 ‘기술적 문제’...1000억달러 시장 열리는 '장수 경제' AI, 신약 후보 찾는 시간을 10년에서 10개월로 단축 ‘장수 섹터’ 하나의 독립된 자산군으로 분류할 수 있어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20세기 의학이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사후 대응'의 시대였다면, 2026년 실리콘밸리가 정의하는 의학은 노화 자체를 역전시키는 '사전 코딩'의 시대다. 과거 "비타민이나 잘 챙겨 먹자"는 수준의 웰니스 담론은 끝났다. 이제 제프 베이조스, 샘 알트만 등 테크 거물들이 수조원을 쏟아붓는 곳은 세포를 다시 젊게 만드는 '세포 회춘(Cellular Rejuvenation)'과 이를 가속화하는 '바이오-AI 컨버전스' 시장이다.

● '알토스랩스'가 쏘아 올린 세포 리프로그래밍의 실체

현재 장수 경제의 정점에는 유니콘을 넘어 '헤라클레스'급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알토스랩스(Altos Labs)가 있다. 이들은 2022년 30억달러라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한 이후, 2026년 현재 세포의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의 초기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알토스랩스의 핵심은 노벨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특정 인자를 세포에 주입해 성체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장기의 기능을 20대 수준으로 복원하는 '생물학적 초기화'를 목표로 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들은 이를 “생명공학의 'GPT-3' 모멘트"라고 부르며, 상장 전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수십조원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 AI가 설계하는 신약, '10년의 기다림'을 '10개월'로

이러한 바이오 혁명의 엔진은 단연 AI다. 엔비디아(NVIDIA)의 '바이오네모(BioNeMo)'와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 최신 버전은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 노화 억제에 최적화된 화합물을 직접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한다.

과거 신약 후보 물질 하나를 찾는 데 10년이 걸렸다면, 이제 AI는 수억 개의 조합을 며칠 만에 스크리닝한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와 같은 기업들은 AI를 통해 노화 관련 단백질을 타겟팅하는 치료제를 개발, 임상 진입 속도를 기존 대비 5배 이상 앞당겼다. 이는 바이오 투자의 최대 약점이었던 '긴 회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며, 보수적인 대형 연기금들까지 장수 펀드(Longevity Fund)에 가입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 제도권 자산으로 격상된 '장수 섹터’

이제 '장수'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자산군(Asset Class)으로 제도화되고 있다. 미국 금융 시장에서는 장수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ETF가 성행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장수 경제' 전담 분석 팀을 확대 개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한국의 거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 AI 바이오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리프로그래밍 치료제의 대량 생산 공정을 선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에 대규모 R&D 센터를 가동 중이다.

결국 2026년의 장수 경제는 "누가 더 오래 사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생명의 코드를 먼저 해킹하여 표준화하느냐"의 인프라 전쟁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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