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 시기 비슷한 BBQ 미국 내 250개 매장 운영
가맹점 물품 공급 방식 달라…’계열사 중심’vs.’현지 유통사 활용’
“현지 공급 쉬운 유통망 확보하면 미국 확장에 도움 될 것”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올해로 미국 시장 진출 19년째를 맞은 교촌치킨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업계 우려를 낳고 있다. BBQ∙BHC 등 ‘K-치킨’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는 와중에 교촌이 일부 현지 직영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있어서다.

1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최근 미국에서 직영 2, 3호점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2007년 미국에 진출한 교촌은 2016년 ‘KYOCHON USA’ 직영 법인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직영점 3곳을 운영해 왔다.

교촌과 같은 해 미국에 진출한 BBQ의 판세는 다르다.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교촌과 달리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선택해 현재 미국에서 2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 소비자 매출 4000억원 가운데 75%를 미국에서 일으켰다.

이같은 BBQ의 미국 진출 성과는 현지 가맹사업 확장에 유리한 유통업체 지정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공급업체로부터 식재료 및 설비, 가구, 장비 등을 구매하거나 임차해야 한다.

BBQ는 가맹점들로 하여금 ‘Map Restaurant Supply’, ‘Action Sales’를 통해 장비를 공급받도록 했으며, 치킨용 가금류는 ‘Sysco Corporation’ 또는 ‘Gordon Food Service’를 통해 구매하도록 했다.

Map Restaurant Supply는 연 매출 2300만 달러(약 337억원) 규모의 미국 내 중견 식품 서비스 유통 업체이며, Action Sales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기반으로 35년 이상 외식업계 종사자들에게 주방 장비와 식자재를 공급해 온 회사다.

또한 Sysco Corporation은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 유통 기업이며, Gordon Food Service는 125년 업력의 북미 최대 규모 식품 유통회사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유통망을 갖고 있다.

교촌의 상황은 다르다. 교촌은 미국 내 독점 공급업체로 ‘Kyochon F&B’와 ‘Kyochon USA’를 지정했다. 두 곳 모두 교촌의 계열사로서, 교촌 미국 매장은 이들을 통해서만 독점 공급 품목을 받을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 교촌의 독점 공급 품목으로는 ‘소스 믹스’와 ‘재고 품목’이 등재되어 있으며, 재고 품목에는 치킨을 만들기 위한 원료육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시장 사정과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가능한 식자재 유통 업체를 파트너로 삼은 회사와 아닌 회사가 해외 진출 성과의 차이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치킨업계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외식업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해외 시장에서의 빠른 확장을 위해서는 현지에 확실한 유통망을 가진 공급 업체들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이 미국 매장 정리에 나선 데는 부진한 해외 직영 법인의 실적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교촌의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액은 64억원으로, 전년(75억원) 대비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6억원에서 32억원으로 증가했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 측은 미국 매장 상황에 대해 “일시적 조정일 뿐, 글로벌 확장 전략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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