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 씨엠티엑스를 향한 투자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산부터 부채, 자본에 이르기까지 재무제표상 숫자는 ‘괜찮은 성장기업’의 표본이다.
◆ 대동맥 문제없음…'오퍼레이팅 사이클'의 정석
기업의 건강 상태는 재무제표 자산 항목의 ‘오퍼레이팅 사이클(Operating Cycle)’을 보면 알 수 있다. 현금이 원재료가 되고(재고자산), 제품으로 만들어져 팔린 뒤(매출채권), 다시 현금으로 돌아오는 과정의 원활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5년 6월 말 기준 씨엠티엑스의 별도 재무제표를 보면, 총자산 1911억 원을 구성하는 자산들의 사이클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IPO를 앞두고 ‘스펙’을 맞춘 듯 이상적인 비율을 갖췄다. 불과 지난해까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설비투자는 국내 제조업체가 대부분 짊어지는 ‘숙명’이다. 국내 최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업종에 속해 있으며, 이는 이익률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설비투자는 기업이 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공장, 기계 등 감가상각이 이뤄지는 자산을 뜻한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씨엠티엑스 역시 사업 영위에 설비투자가 중요하다.
2025년 6월 말 기준 씨엠티엑스가 보유한 유형자산(755억 원), 무형자산(11억 원), 사용권자산(4억 원) 등 투자 자산의 총 가치는 약 772억 원이다. 이는 별도 재무제표 총자산(1911억 원)의 약 40% 수준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장치 산업 평균(50~65%)보다는 낮다.
씨엠티엑스는 꾸준한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CAPEX(Capital Expenditure)를 보면 알 수 있다. 씨엠티엑스는 이 기간 약 50억 원을 CAPEX로 사용했다. 씨엠티엑스 같은 업종은 부품 생산을 위한 공장, 기계 등의 유·무형자산에 주기적인 투자를 해야 된다. 참고로 씨엠티엑스의 올해 상반기 평균 공장 가동률은 73.6%로 나타났다.
운전자본(별도 기준)은 묶이지 않고 적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운전자본은 기업이 영업 활동을 위해 투입한 자금을 말하며,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대표적이다. 이 비율이 총자산의 30%를 넘어서면 ‘오퍼레이팅 사이클’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람으로 치면 혈액이 막혀 돌지 않는 것과 같다.
씨엠티엑스의 운전자본은 재고자산 317억 원, 매출채권(+기타채권) 142억 원 등 약 459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24% 수준이다. 이는 통상 건전하다고 여겨지는 20~30% 범위에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치로, 영업활동에 자금이 과도하게 묶여있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재고와 매출채권이 지난해 말보다 늘어난 것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된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 역시 적절하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00억 원으로, 총자산의 10% 수준이다. 이는 업계에서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 비율로, 현금을 쌓아두기보다 성장을 위해 재투자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1800억 빚더미'의 비밀…금융부채 털었다
씨엠티엑스는 올해 상반기 재무구조를 조정해 차입성 부채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말 약 1800억 원이던 총부채는 올해 상반기 약 55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4년 말 별도 기준 금융부채는 장·단기 차입금 344억 원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파생상품부채 1210억 원 등으로 총 약 1500억 원에 근접했다. 여기서 금융부채는 단순 ‘외부 차입금’만이 아니라, 이자나 계약상 현금 유출 의무가 발생할 수 있는 차입금·파생상품부채·리스부채 등을 포함하는 범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영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입채무 등은 영업부채로 구분된다.
RCPS가 부채로 인식되는 것은 투자자에게 만기 시 원금 상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투자자들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관련 파생상품부채가 크게 감소했다. 그 결과 2025년 6월 말 기준 금융부채는 약 338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구성은 단기차입금 162억 원, 장기차입금 128억 원(합계 291억 원)과 남아 있는 파생상품부채 44억 원 등이다. 2024년 말 대비 상반기 동안 1200억 원 이상이 감소한 셈이다.
영업부채(매입채무 등)는 수주와 생산이 늘면 함께 증가할 수 있는 항목으로, 2025년 6월 말 기준 약 207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영업부채는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RCPS의 보통주 전환에 따라 부채 일부가 자본으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자본잉여금은 2024년 말 132억 원에서 2025년 6월 말 1941억 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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