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2025년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씨엠티엑스(CMTX)의 성장세는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2023년 680억 원 수준이던 연 매출은 불과 1년 만인 2024년 1084억 원을 돌파했고, 2025년에는 상반기에만 전년도 전체 매출의 71%에 달하는 771억 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94%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GTC 2025 행사에서 전 세계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관련 연간 설비 투자액이 2028년까지 1조 달러(한화 약 1420조 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했다. 당시 젠슨 황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애초 2030년으로 예상했던 기대치를 2년 앞당긴 것이다. 이는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된다면 관련된 부품 기업도 수혜를 본다.
◆ 씨엠티엑스의 동력은 ‘기술력’과 ‘수직계열화’
씨엠티엑스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 배경에는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의 까다로운 눈을 통과한 압도적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유일의 ‘수직계열화’ 체계라는 두 개의 강력한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금을 캐는 사람(칩 제조사)’과 ‘곡괭이를 파는 사람(소재·부품·장비 업체)’으로 나뉜다. 씨엠티엑스는 후자에 속한다. 직접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식각(Etching) 공정 장비 안에서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핵심 소모품인 실리콘 링(Ring)과 전극(Electrode)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HBM, 고성능 D램 등 AI 반도체 생산량이 폭증하자,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곡괭이’인 소모품의 교체 주기는 더 짧아졌다. 씨엠티엑스의 매출 급증은 바로 이 거대한 산업의 변화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 상황이 좋다고 해서 아무나 이 과실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반도체 회로가 3나노, 2나노로 미세화될수록 부품 공급사에 요구되는 기술의 장벽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 TSMC와 삼성에 선택된 씨엠티엑스
바로 이 지점에서 씨엠티엑스는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결정적인 한 수를 증명해 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 강자인 TSMC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3나노 및 2나노 최선단 공정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1차 협력사로 선정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고객사 확보를 넘어 씨엠티엑스의 기술력이 글로벌 최상위 수준임을 업계의 '끝판왕'에게 직접 공인받은 것이다. 이 'TSMC 레퍼런스'는 회사의 매출 성장세가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닌, 최고의 기술력에 기반한 '질적 성장'임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이러한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엔진은 바로 ‘수직계열화’다.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씨엠티엑스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2021년 결정적인 한 수를 뒀다. OCI스페셜티(현 SK스페셜티)의 천안공장을 인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원재료인 실리콘 잉곳을 직접 생산하는 자회사 ‘(주)셀릭’을 설립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재료 생산부터 최종 부품 가공까지 전 공정을 내재화한 ‘수직계열화’ 체계를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2021년 9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 공식 등록되며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공인받았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강력한 두 가지 무기로 삼성전자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OCI스페셜티의 천안공장을 인수해 ‘(주)셀릭’을 설립한 것이 신의 한수였는데, 자회사 ‘(주)셀릭’이 직접 잉곳을 생산하게 되면서 원가절감과 품질을 통제하게 됐다. 기존에 외부에서 잉곳을 사 올 때 지불해야 하는 마진을 제거함으로써 근본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또 잉곳을 수입하면서 생기는 품질 변화를 통제하게 되면서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는 고객사 입장에서 불량률을 줄이고 수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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