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3년차인 지금,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기능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과거의 대도시는 시외곽에서 승용차 또는 대중교통으로 도심 사무실에 출퇴근하고, 점심시간에는 사무실에서 무리지어 나와 근처 레스토랑에 들르거나 패스트푸드점을 찾고 커피를 마시는 정오의 풍경, 퇴근 후에는 바로 집으로 향하거나 쇼핑몰을 서성이고 지인을 만나는 저녁 등 천편일률적인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전염병이 지구촌을 할퀴고 간 지금 도시는 새로운 성장통을 앓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되살리거나, 새로운 기능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그러나 원격근무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지금, 도시가 2020년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시정부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변화와 기능으로 시를 새단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 스마트시티의 개념도 새롭게 다가온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자동차가 차지하는 공간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전 세계 도시 모두에 공통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전문 연구조직인 RAC재단은 최신 보고서에서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의 경우 전체 시간의 5%만 움직일 뿐 95%는 주차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들 주차된 자동차들이 도시의 귀중한 부동산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구 조사 자료에 근거해 조사한 결과 뉴욕 맨해튼의 경우 총 면적의 거의 25%를 도로와 주차장이 차지하고 있다.
2009년 타임스퀘어 옆 브로드웨이의 한 구간에서 자동차 운행이 금지됐다. HR&A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이 조치는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지만, 이로 인해 보행자 교통사고를 빠르게 감소시켰고, 거리의 도보 교통량을 증가시켰다. 노조와 공중보건단체가 구성한 연합은 2025년까지 자동차가 점유하는 땅의 25%를 뉴욕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운동도 벌였다.
스트리트PAC의 재무담당 이사 에릭 맥클루어는 "여러 번 증명됐다. 운전자 1인이 끌고 다니는 자동차로부터 공간을 빼앗아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할당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임은 수없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타임스퀘어와 같은 보행자 광장을 만드는 작업은 암스테르담을 비롯한 수많은 유럽의 도시와 도쿄와 같은 아시아 도시에 널리 퍼졌다. 한국의 수도 서울도 차없는 거리를 수시로 운영하고 있으며 영구적으로 차를 퇴출시키는 거리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로 이들 도시는 대중교통과 자전거 인프라를 우선시한다. 차도를 폐쇄하고 사람들에게 내어주는 것도 같은 이치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도시개발 전문 계정 '토킹 시티즈(TalkingCities)'를 운영하는 폴 스타우트는 "젊은이들은 대체로 현재의 도시 모습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본다. 걷기 좋은 도시와 대중교통이 풍부한 장소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컬드색(Culdesac)은 “걷기 중심의 커뮤니티를 미국서는 처음으로 완전히 처음부터 건설하겠다”며 젊은 세대의 선호도에 부응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템페는 2022년 말 개장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개발은 전기스쿠터, 대여 가능한 전기차, 전기자전거 도크를 완비하고 이들을 지역 경전철 시스템과 연결시키는 프로젝트다. 또한 공원, 수영장 등 커뮤니티 공간과 소매점 등 상업지역도 갖추고 있다. 주민들은 리프트가 제공하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개발 전담 회사는 이를 위해 2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도시들이 더 걷기 쉬워지려면 승용차에 대한 혼잡 통행료 징수, 주차 공간의 축소, 주차비 인상 등의 시행이 필요할 수 있다.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늘어난 수입으로 도시는 차가 점유한 공간의 상당 부분을 보행자 광장 등 공공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으며 마이크로모빌리티와 대중교통 인프라를 추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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