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가 최근 3년 동안에는 가장 많이 보고된 감염병이었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보고된 질병은 아니다. 물론 앞으로 10년 후에는 코로나19가 독감(인플루엔자)보다 더 많이 보고돼 ‘최근 10여 년동안 발생한 최다 질병’ 1위를 기록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보고된 질병은 무엇이었을까. WHO(세계보건기구)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최다 발생 질병 1위는 독감이었다. 그 뒤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에볼라가 이었다. 이 소식은 네이처가 홈페이지 뉴스 사이트에서 전했다.

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독감은 지난 23년간 다른 어떤 감염병보다 더 많은 발병의 원인이 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 독감으로 인해 매년 수 만 명이 사망한다. 보고서는 또 그 뒤를 메르스와 에볼라가 잇고 있으며 치사율도 높다. 다만 메르스와 에볼라는 발생 지역이 특정하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WHO는 질병 발생이 자주 보고되는 지역적인 특성을 연구해 의료 자원 할당 방식을 효율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의 공중 보건 당국은 감염병 발병을 추적하기 위해 여러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한다. 그 중 가장 신뢰받고 영향력이 큰 데이터는 WHO의 질병 발생 뉴스(DON)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조지타운 대학의 글로벌 보건 부문 레베카 카츠 책임연구원과 팀은 1996년과 2019년 사이에 발행된 2789개의 DON 보고서를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수집했다. 데이터베이스에는 발병 위치, 질병 유형 및 진행 기간과 같은 각 보고서에서 가져온 메타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원들은 독감, 특히 H5N1 변종이 1996년 이후 776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독감이야말로 데이터로 기록돼 있는 모든 전염병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했다는 것을 추적해 냈다. 물론 나라마다 주된 질병은 달랐다.

중국은 262명의 감염병 환자 가운데 218명이 독감에 감염됐다고 보고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메르스 발병을 179번 보고했다. 메르스가 중동 지역에 집중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수치다. 반면 콩고민주공화국은 105번, 우간다는 57건의 에볼라 발병을 보고했다. 에볼라는 아프리카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다른 출혈열보다 훨씬 더 자주 보고된다. 치사율은 60%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는 123차례 독감 발생을 보고했고 베트남도 77회 독감을 보고했다. 동남아 지역은 독감이 주로 유행하는 것으로 추적된다.

물론 질병 보고 패턴은 국가마다 다양하다. 국가 보건 당국이 우선시하는 질병과 WHO가 우려하는 질병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국가별로 구축하고 있는 질병 감시 인프라도 상이하다. 그러나 패턴을 읽고 대처할 방법을 시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의료 시스템에 대한 국가 인프라와 품질도 질병 보고에 영향을 미친다. 이집트는 분석한 23년의 기간 동안 112건의 독감 발병을 보고했다. 그런데 인근 리비아에서는 발병이 보고된 적이 없다. 그 기간 동안 두 번의 내전의 결과로 자금이 부족한데다 의료 시스템이 불안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추정’이 가능하고 이에 기반해 솔루션을 찾아 나간다.

UCLA의 티모시 브루어 감염병 전문 교수는 ”WHO가 전 세계 발병을 빠짐없이 추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택하고 추론해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분석 결과“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비영리단체 엔딩 팬데믹의 마크 스몰린스키 회장은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가 대규모 발병에 대한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고 전염병의 역사를 문서화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명하고 상호 보완적인 발병 보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카츠는 WHO가 질병 통보를 받는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발병 포함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고, 기후 위험이나 동물 개체군의 발병과 같은 상황적 요인에 대한 정보를 추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DON 보고서의 정확성을 크게 높이고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

WHO는 DON 보고서를 상세히 기술하는 간행물을 작성하고, 보고서를 검색하기 쉽도록 웹사이트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2021년 DON 보고서의 구조와 형식을 표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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