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노조 "KDDX, 특정 기업에 유리", "노동자 고용불안 극심"

산업 | 나기천  기자 |입력

소식지서 정부 향해 "형평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방식 즉시 중단" 요구

HD현대중공업의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의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소식지를 통해 "최근 정부와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추진 방식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조선산업 노동자의 고용 불안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사업이 특정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듯 보인다"고 경쟁사인 한화오션을 저격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발간한 소식지 '민주항해'에서 "'과거의 불법'과 '오늘의 노동자 생존권'이 구분 없이 뒤엉킨 채 정책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혼선에 대한 입장을 밝힌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소식지 '민주항해' 사진. 노조 홈페이지 캡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혼선에 대한 입장을 밝힌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소식지 '민주항해' 사진. 노조 홈페이지 캡처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군사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곳에다가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방위사업청(방사청)에 주문한 데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과거 기밀 유출로 보안 감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업계서 나왔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 등 9명은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8명이 2022년 11월, 1명이 2023년 12월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는 이미 사법기관의 판단과 처벌로 종결된 사안이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과거 불법 문제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기술과 품질을 지켜내고 있다"면서 "고용 불안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그(정책적 혼란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사업이 특정 기업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정부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방식의 일감 재편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가 지목한 '특정 기업'은 KDDX 수주를 위해 HD현대중공업과 경쟁 중인 한화오션이다.

KDDX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으나, 양사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2년 가까이 착수가 지연 중이다.

방사청은 오는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최종 사업계획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통상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가 상세설계까지 맡았다며 수의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경쟁입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이 과거 기밀유출 유죄 판결 때문에 감점을 받을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방사청이 KDDX 상세설계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 방사청이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같은 공동설계가 담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KDDX 상세설계를 두 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동설계를 마친 직후 1, 2번함을 동시에 발주해 양사가 한 척씩 건조하게 하는 구상이다.

양측의 갈등이 워낙 첨예해 한 회사로 설계를 몰아줄 경우 취소 소송 등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또 그렇잖아도 늦어진 KDDX 사업 착수가 더 지연되는 악영향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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