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강남 노른자위라 불리는 은마아파트의 조합이 최대 2배 가까이 인상된 재건축 분담금을 내놓자 조합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사비 인상 등 여러 요건으로 인해 인상된 점을 이해해 넘어가자는 조합원들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올렸다”며 불만을 가진 조합원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최근 논란이 된 ‘재건축 분담금 인상률’을 놓고 불만을 표시한 조합원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개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을 뿐, 직간접적으로 불만의 속내를 드러낸다고 전했다.
◆ “건물 올라가도 우리에게 뭐 남냐?” 실익 없다 판단한 조합원들 ‘불만’
은마아파트 지구 내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도제한 완화로 건물을 더 높이 짓게 된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조합원이 있었다”며 “분담금 상승 요인 중 하나가 고도제한 완화로 건물 층수가 올라가게 된 것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어야 되다 보니 공사비도 오르게 됐고, 이는 전체 조합원의 분담금 증가로 이어졌다”며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체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겠지만, 조합원 개인한테는 이익보단 비용 부담이 더 커진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건물 증축으로 부담이 커진 데 대해 불만을 가진 조합원들이 있다”면서도 “여기는 지금 불만이 있어도 다들 ‘참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다. 재건축이 지연됐었던 만큼 사업에 지장을 주기 싫어한다. 그래서 민원을 넣는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이 분담금 인상에 관해 조합원에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거나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조합원이 있었다고 이들은 증언했다.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분담금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나 기준을 알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조합원도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했으면 조합에 더 신뢰를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사비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분담금이 올라갔다고 설명을 드리면 대체적으로는 이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불만을 가진 조합원들도 눈치를 보느라 말을 아끼는 것”이라고 전했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재건축 이후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들 침묵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지금은 억 단위 돈을 더 투입해야 하지만, 나중에는 그보다 더 큰 수익을 낼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라 공개적으로 갈등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최근 조합원들에 ‘추정분담금’을 기재한 ‘선호 평형 설문지’를 돌렸다. 설문지 상단에 ‘공사비 인상분(약 30%), 및 소방 면적 합산 등으로 추정분담금이 조합 설립(2023년 4월) 당시보다 상승했다’며 분담금 인상 경위를 밝혔다.
◆ 당장은 좋아 보였던 서울시 규제완화…뚜껑 까 보니 ‘속 빈 강정’ 논란
해당 설문지에 기재된 금액과 2023년 4월 조합이 안내한 ‘재건축 분담금’을 비교하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까지 분담금액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평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를 소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이후 동일 평형을 분양받기 위해선 1억 8441만 원의 분담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2023년 4월 조합이 안내한 금액은 1억 1766만 원이었다. 이 조합원이 전용면적 109㎡의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처음 안내된 금액(4억 7466만원)보다 약 2배 가까이 뛴 9억 3941만 원을 내야 한다.
펜트하우스의 경우 조합원이 내야 할 엄청난 분담금 액수가 논란이 됐다. 전용면적 76㎡ 아파트 소유자가 전용면적 286㎡의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으려면 97억 3000만 원을 내야 한다. 84㎡ 아파트 소유자는 94억 5000만 원을 분담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해당 금액은 공사비 인상 여부 등에 따라 최고 150억 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150억 원까지 뛸 수도 있다”며 “펜트하우스뿐만 아니라 신축 아파트도 분담금이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합은 설문지에 기재된 설명을 통해 분담금 인상 경위를 밝혔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분담금 인상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믿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시하는 한편, 서울시의 고도제한 완화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자 조합이 조합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서울시로부터 고도제한 완화와 용적률 완화라는 규제 특례를 적용 받았다. 그러나 이에 따른 공공임대 주택, 공공분양 등 공공기여분도 늘게 돼 실질적 이익 증가분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오히려 분담금이 늘어나 조합원 개개인 기준으로는 이익보단 분담금으로 인한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단 분석도 제기된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4424가구에서 5893가구로 단지 규모가 늘게 된다. 그러나 이 중 공공임대 909가구, 공공분양 195가구를 공공기여분으로 내야 한다. 기존 조합원들이 배정받을 물량 등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400여 가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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