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부영그룹(이하 부영)은 사전에 어떠한 설명이나 양해 없이 아파트 가격 할인을 단행했습니다. 이로인해 저희는 1억 원이 넘는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경기 남양주 도농 부영애시앙 입주민들(이하 부영에시앙 입주민들)은 부영이 기존 입주민에 대한 보상 없이 할인 분양을 단행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입주 당시 9억 넘게 줬는데”…초기 입주민들, 부영 본사 찾아 규탄 시위
17일 오전 11시 부영애시앙 입주민들은 분양가 할인 조치로 억대의 재산상의 피해를 봤다며,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부영 서울 사옥 앞에서 열었다. 이들은 “초기 입주 당시 9억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그런데 올해 8월 갑자기 저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7억 7000만 원대에 판매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1억 3000만 원에 달하는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민은 “피해 금액이 1억 8000만 원에 달한다”며 부영을 규탄했다.
부영이 기존 분양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들은 “부영은 비싼 값에 아파트를 산 기존 입주민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부영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아파트를 샀는데, 크나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를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뜨려 기존 입주민에 재산상 피해를 입히는 것은 시장 질서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발언했다.
분양 당시 부영애시앙 영업소장으로부터 구두로 ‘분양가 할인에 대한 대책’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부영에시앙 입주민들은 기자와의 면담에서 “분양 당시 소장에게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우려를 전했다”며 “이때 당시 영업소장은 ‘부영과 같은 대기업이 보상 대책 없이 할인 분양을 할 리가 없다’는 얘기를 하며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한 영업소장은 전임 영업소장으로,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 현지 영업소장, 시위 현장 방문…계열사 대표이사 면담 중재한 듯
기자와 인터뷰를 이어가던 중 한 입주민이 건너편 길가에 선 한 남성을 가리켰다. 누구냐고 묻는 기자 질문에 입주민은 “현 남양주 도농 부영애시앙 영업소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영업소장은 수분양자들의 재산권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었다”고 주장했다.
부영애시앙 입주민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영업소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그는 “부영 언론·공보 담당자와 연락하시라”며 손사래를 쳤다. 입주민들에게 할인 분양에 대한 보상안을 약속했는지 묻는 기자 질의에 영업소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대책 마련을 놓고 입주민들과 논쟁을 했을 뿐, 관련한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짧게 답했다.
이후 영업소장은 부영애시앙 입주민들에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다. 몇몇 이들과 짧게 얘기를 나눈 뒤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이후 몇 입주민들을 데리고 부영 본사 사옥으로 들어섰다. 누구와 면담을 진행하냐는 기자 질의에 입주민들은 “부영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만나러 간다”며 “이중근 부영 회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부영은 올해 7월 남양주 도농 부영애시앙 할인가를 대폭 낮추는 할인 분양을 단행했다. 고강도 대출규제와 올해 7월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행한 조치로 업계는 해석한다. 2022년 5월 308가구를 공급할 당시 가격(9억 5000만원)보다 약 2억 원 저렴한 7억 원대에 분양했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향후 금리 상승 위험을 고려해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계산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대출 한도를 줄여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가라앉히는 데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다.
부영 관계자는 “남양주 도농 부영애시앙 전임 영업소장이 입주민들에 ‘분양가 할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률전문가는 입주민들의 손해에 대한 부영의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소지가 없는 이상 법적으로 구제받긴 힘들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입주민들이 부영에 부동산 매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순 있겠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며 “전임 영업소장이 ‘부영이 도의적 책임을 다할 것’이란 발언을 했어도, 그것 자체만으로 부영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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