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한화그룹이 SK하이닉스의 HBM 생산용 TC 본더 납품을 공식 확인했다. 5개월 전 김승연 회장이 현장을 방문,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했던 말이 현실화됐다.
한화비전은 14일 자회사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HBM 제조용 TC 본더 주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210억원 상당으로 14일부터 계약이 시작됐다. 오는 7월1일까지 납품한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엔비디아 등의 납품이 궤도에 오른 뒤 제조용 TC 본더의 듀얼 벤더화를 추진해왔다. 규모가 커진 데 따르는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이는 그간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한미반도체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과 해외 장비 업체 1곳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런 가운데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소송전도 불사했다.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의 진입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양측의 신경전이 볼썽 사나울 정도로 격화됐을 때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서 힘을 실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의 첨단기술 연구개발 전진기지인 한화 판교 R&D 캠퍼스를 찾았다. 이곳에는 현재 한화그룹의 주력이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파워시스템, 비전넥스트의 연구소가 있다.
김 회장은 캠퍼스에서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 연구실 현장을 방문했다. 시설을 두루 살피며 자체 개발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세계 기술 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연구진과 소통했다.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인 김동선 부사장도 함께 했다.
특히 김 회장이 찾은 한화세미텍의 반도체 장비 제조 R&D실에서는 TC본더 장비 시연이 진행됐다. 현재 생존한 그룹 총수 가운데 최강의 포스를 가진 김승연 회장 앞에서 미완성품의 시연이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 회장은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첨단기술 혁신을 견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 산업”이라면서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격려했다.
구내식당에서 디바이스 개발센터, 반도체 장비사업부 소속 연구원 등 20, 30대 실무진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는 "오늘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우리가 꿈꾸는 의미 있는 결실이 곧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미래 기술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증시에서 한화비전은 전 거래일보다 12.75% 급등한 6만2800원으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에 마감했다. 한미세미텍은 비상장사로서 한화비전이 모회사다.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보다 3.52% 떨어진 8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