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전영현 부회장을 필두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담당 임원들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DS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던 전영현 부회장의 DS부문장 취임 일성이 우선 자사주 매입으로 발현되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는 삼성전자 임원들의 잇딴 지분 보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올라온 보고건수만 10건에 달하고 있다. 10인의 임원이 같은 날 지분 변동을 보고했다.
삼성전자 임원의 임원의 주식 변동 보고는 여느 상장사들처럼 늘상 있는 일이지만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은 임원들이 보고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삼성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철에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새로 임원에 선임된 이들이 보유 주식을 새로 보고하는 동시에 퇴사 임원들은 임원퇴임 공시를 하면서다.
특히 이날 지분 보고는 상당수 임원들이 DS부문 소속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격 DS부문장에 선임된 전영현 부회장을 필두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사장 3인에 김홍경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최우 DS부문 피플팀장 부사장, 조기재 메모리 지원팀장 부사장, 오재균 DS부문 지원팀장 부사장 등 이날 지분 변동을 보고한 임원 10인 가운데 9명이 DS부문 소속이다. 지난 17일에는 정용준 파운드리 품질팀장 부사장도 지분 변동을 보고했다.
하나같이 주식 매수 보고다.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결제일 기준) 5000주를 7만5200원씩 3억7600만원을 들여 매입했다고 보고했다. 이정배 사장은 12일 3800주를 2억8800만원에 샀고, 남석우 사장은 17일 2000주를 1억5300만원에 매입했다.
또 김홍경 부사장은 17일 2300주를 1억7700만원에, 조기재 부사장은 2130주를 1억7000만원에 매입했고, 오재균 부사장은 2억2600만원을 들여 3000주를 매입했다.
전 부회장부터 부사장급 핵심 임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선임 9일만인 지난달 3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DS부문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썼다. 이와 함께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하면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의지를 북돋웠다.
'어려움' '책임감' '위기 극복'이 키워드로 읽혔다. 휘하 임원들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과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자사주 매입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DX부문을 시작으로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 들어갔다. 전영현 부회장이 이끄는 DS부문은 오는 25일 화성사업장에서 부문 가운데 가장 늦게 전략회의를 연다. 전 부회장이 부문장을 맡은 뒤 처음 열리는 회의로 1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전 부회장이 언급한 AI 시대 DS부문의 청사진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19일 1.75% 상승한 8만1200원으로 마감, 지난달 8일 이후 근 40일만에 다시 8만원대로 복귀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까지 들썩이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은 굼뜨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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