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농심을 이기는 날이 다시 왔다. 원조 라면업체였으나 1989년 우지 파동을 겪고 기세가 꺾이면서 농심에 치이던 삼양식품이었다.
16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지난 1분기 3857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801억원, 순이익 663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7% 급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5.2%, 194.3% 폭증했다.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런데 그런 점을 감안하고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도 가볍게 눌렀다.
매출은 예상치 3251억원보다 18.6% 많았고, 영업이익은 예상치보다 90% 가까이 더 나왔다. 순이익도 예상치를 85% 상회하는 슈퍼 서프라이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공이 가장 컸음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분기보고서에서 "(매출의 92%를 차지하는) 면스낵사업부는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주요 제품의 안정적 매출로 전년 동기 매출대비 51.78% 증가한 3545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주력 수출 품목인 불닭 볶음면의 해외 매출 증가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해외의 경우 연간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67% 증가한 2859억원을 기록했다"며 "다양한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 개발과 함께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의 지속적인 관리와 젊은 세대 중심의 이색 홍보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삼양식품의 실적은 농심을 크게 앞지른 실적이다.
농심 역시 이날 분기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개했다.
농심은 연결 기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보다 1.4% 늘어난 8725억원의 매출을 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6% 줄었다. 순이익은 1.9% 줄어든 531억원을 기록했다.
이익 측면에서 삼양식품보다 영업이익은 4분의 1 가까이, 순이익은 5분이 1 가까이 적었다. 삼양식품이 실속 있게 장사를 더 잘했다는 의미다.
이런 차이는 내수와 해외 비중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삼양식품은 해외 비중이 74.1%에 달한 반면, 농심은 내수 비중이 90.6%에 달했다.
이에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내수와 달리 가격책정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이고 지난 1분기 고환율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날 공교롭게도 농심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 순서가 뒤바뀌었다.
삼양식품 2조5875억원, 농심 2조5577억원으로 삼양식품이 농심보다 시가총액 면에서 더 커졌다. 최근 불닭볶음면 기대 속에 삼양식품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농심에 바짝 추격해왔는데 추월하기까지 한 셈이다.
삼양식품이 깜짝 실적을 내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시간외 거래에서 사자에서 나서면서 삼양식품 주가는 정규장보다 9.89% 오른 37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반면 농심은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1.07% 떨어진 41만6000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과 농심 간 시총 역전이 일시적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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