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은행계열 신탁사로 전이되나..신한 `최다`

경제·금융 |입력

책임준공형 신탁사업 뇌관으로..PF부실 전이 우려 은행 계열 신탁사, PF대출 소송 현실화..금융권 촉각

[출처: 각 은행]
[출처: 각 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제2금융권과 더불어 은행 계열 신탁사까지 전이될 지 금융권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잠재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high Risk)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에 불길이 번지기 직전이다.  

책임준공 관리형 신탁사업은 신탁회사가 중소 건설회사의 완공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사업. 시공사가 건물을 완공하지 못해 부실화 될 경우, 해당 신탁회사는 공사비를 대출해준 금융회사에 시공사를 대신해 관련 손해배상하는 의무를 지는 구조이다.

부동산PF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신탁회사들에게 미분양 등에 따른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신한, '하이 리스크' 책임준공형 신탁 가장 많아

4일 각 사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책임준공 관리형 신탁사업은 작년 말 기준 신한자산신탁 133건, KB부동산신탁 72건, 하나자산신탁 47건, 우리자산신탁 43건 순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낮은 지방 중소건설회사가 소규모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등을 지을 때 신탁사의 신용도에 기대서 대출을 실행하고, 신탁사에 높은 보수를 챙겨준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비(非) 아파트, 비(非) 주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아파트도 미분양이 나는 부동산 침체기에 대출을 회수할 가능성이 더욱 떨어진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출처: 한국신용평가]

주로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2금융권이 대주단을 구성해 자금을 대기 때문에, 중소건설사 부실이 2금융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보증을 선 신탁사들한테도 부실이 전이되는 셈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 토지신탁사업장에 내준 PF대출은 모두 5조56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즉 시공사가 진 5조원 넘는 빚을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져야 한다는 소리다.

KB부동산신탁은 PF 대출약정 한도 5조6206억원 가운데 PF 대출 4조20억원이 실행됐다. 하나자산신탁은 한도 4조5972억원 중에서 3조127억원이, 우리자산신탁은 2조2756억원이 각각 대출된 상태다.

◇ 신한자산신탁 피소건수만 398건..줄소송 우려

만약 시공사가 건물을 완공하지 못해서, 대출해준 금융사들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손실을 보면, 금융사들이 신탁사들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게 된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소송이 이어진다.

실제로 신한자산신탁은 1년 사이에 123건이나 되는 소송을 당했다. 신한자산신탁이 피고인 소송 사건은 지난 2022년 275건에서 지난해 398건으로 증가했다. 소송금액은 재작년 2108억원에서 작년 3699억원으로 늘었다.

모든 사업장이 부실 사업장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일부 사업장에서 벌써 준공이 지켜지지 않아, 신탁사로 불똥이 튀고 있다. 신탁회사는 자기자본인 신탁계정대여금을 넣어 공사를 계속하게 하거나, 소송을 당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섰다.  

신탁회사들이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 추이 [출처: 한국신용평가]
신탁회사들이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 추이 [출처: 한국신용평가]

◇ 신한 사업장 56건 준공 미이행..우려의 현실화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사업 133건 중 56건이 시공사의 준공 미이행 상태다. 8건은 책임준공 기한이 지났다. 절반 가까이 준공이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자산신탁이 책임준공의무를 약속한 사업장 6곳에서도 준공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1곳이 준공기한을 지난 상태다. 

현재 시점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져야 할 대출은 2조원에 육박한다. 경기도 안산시 사업장을 비롯한 56곳에 나간 PF대출은 1조5202억원이고, 8곳은 3040억원이다.

우리자산신탁은 2천억원이 넘는 대출에 책임을 약속한 상태다. 양주 옥정지구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한 5곳의 PF 대출금액은 1617억원이다. 또 경기도 광주 경안동 상업시설 1곳의 PF대출은 430억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지난 2023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2491억원을 기록했다. 

14개사 중 11개사가 순이익 급감이나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KB부동산신탁이 작년에 손실 841억원을, 교보자산신탁이 손실 295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신한자산신탁의 순이익은 재작년 737억원에서 작년 534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권은 1위 신탁회사도 불신하는 분위기다. 한국신용평가는 신탁업계 자산 1위인 한국토지신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한국토지신탁은 1천억원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절반도 못 채우는 미매각 굴욕을 겪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최근 책임준공형 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양적 부담이 매우 높다"며 "차입형 대비 저조한 분양 성과로 신탁계정대(여금)가 증가 추세라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주단과 소송 부담"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