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혁신금융1호 '땡겨요'는 현재 '표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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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민·쿠팡이츠·요기요 선전 탓 1%대 M/S그쳐..200억 투자금 '고갈' - "쓰기 불편한 앱" 탓에 고객과 점포주 모두 '외면' - 데이터 기업으로 변신 꾀한 신한은행

[출처: 신한은행]
[출처: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가 표류중이다. 2%의 착한 수수료를 앞세워 이미 과점된 배달앱 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시장점유율(M/S)은 서비스 2년을 넘어선 현재까지 여전히 1%대에 그친다. 이 사업에 배정한 투자금 200억원은 이미 다 고갈된 상태이다.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더 많은 금융 고객을 유치하겠다던 신한은행의 혁신금융 1호 사업을 뒤따르는 그림자의 색이 점점 짙어져가고 있다.  

◇ 서비스 2년 넘었지만 시장점유율 아직도 1%대..200억 예산 고갈

지난 2022년 1월 시작한 땡겨요 앱은 2년 넘게 서비스했지만, 공룡 플랫폼이 선점한 과점시장을 깨지 못했다. 쿠팡이츠가 성공적으로 틈을 비집고 들어가 한 자리를 차지한 반면, 땡겨요의 시장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지난 2월 식음료 앱 월간 사용자수는 배달의민족이 1346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쿠팡이츠(381만명)와 요기요(375만명)가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땡겨요는 30만명으로, 24위에 그쳤다. 배달의민족이 70% 가까이 차지한 반면 땡겨요는 1.5%를 점유했다. 

2월 한 달간 총 사용시간을 봐도, 땡겨요는 7만시간을 조금 넘겨 22위에 머물렀다. 배달의민족은 1400만시간에 달했고,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200만시간을 훌쩍 넘겼다.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작년 5월 73만명을 정점으로 하락 일로다. 지난해 11월 37만명까지 떨어졌다가 12월 52만명으로 회복했다.

배달앱 땡겨요가 서비스 중인 지역 [출처: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가 서비스 중인 지역 [출처: 신한은행]

◇ "쓰기 불편한 앱" 지적에 고객도 점주도 모두 외면

2%의 착한 수수료에 당일 정산 시스템,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사장님(점주) 지원금까지 더해진 혜택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이처럼 땡겨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쓰기 불편한 앱 탓이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땡겨요’ 앱의 평점은 별점 5점 만점에 2.6점에 불과하다. 업주들이 사용하는 앱 ‘땡겨요 주문접수’의 별점도 3.2점이다. 가맹점 수가 적은 것은 후발주자로서 불가피한 핸디캡이다. 하지만 앱 구동 자체에 문제가 많아서, 고객과 가맹점이 떨어져 나가는 악순환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한 고객은 “언젠가부터 툭하면 무한 로딩이 걸린다. 앱을 계속 재시작해가며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업주도 ‘땡겨요 주문접수’ 앱에 대해 “타사에 비해 메뉴 수정과 가격 수정이 너무 어려워서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된다”고 리뷰를 남겼다. 좋은 취지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고객와 사장님들이 외면하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물론 배달의민족 앱 별점도 2.7점대로 낮다. 다만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별점이 4.8점으로 높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시장 진입의 성패가 바로 이 지점에서 엇갈린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혁신금융 지정기간 만료를 앞두고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땡겨요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이때 심사 기준은 당연히 고객과 가맹점 수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땡겨요의 고객과 가맹점 수는 각각 285만명, 14만곳이다. 21일 현재 고객 수는 304만명으로 늘었고, 가맹점 수는 14만곳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 3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담당 실무 직원들과 디지털 현안을 이야기했다. [출처: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 3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담당 실무 직원들과 디지털 현안을 이야기했다. [출처: 신한금융그룹]

◇ 마이데이타 등 금융빅데이터기업 변신 꿈꿨던 신한은행, 미래 먹거리는?

땡겨요 배달앱은 단순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사업이 아닌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공을 들인 미래 먹거리와 잇닿아 있다. 

진옥동 회장은 "AI(인공지능)와 데이터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이라고 보고 지난 2월 말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참관했다.

데이터 기업으로 변신을 꿈꾸는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데이터전문기관 자격을 얻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삼성SDS, LG CNS, BC카드,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등 12곳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데이터전문기관 본인가를 받고, 그해 9월 데이터전문기관 업무를 부수 업무로 신고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기업간 데이터 결합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게 이름을 가명이나 익명으로 처리한 개인 신용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통계 내거나, 연구하거나, 공익 목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또 익명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평가하는 역할도 한다.

쉽게 말해 신한은행이 데이터 전문기관으로서 두 기업의 데이터(가명정보)를 받아서 결합한 후 가명 또는 익명 처리해서, 결합한 데이터를 두 기업에 전달한다는 소리다.

가명 정보를 결합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자 마진을 먹는 본업에서 무한 확장할 수 있다. 이에 NH농협은행을 비롯한 대형 은행들도 데이터전문기관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땡겨요 배달앱 출시를 전후로 라이더 전용 대출, 땡겨요 사업자 대출,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 땡겨요 적금 등을 출시했다. 작년에 라이더 대출 1329건과 소상공인 상생대출 358건을 승인했다. 라이더 대출 연간 규모는 지난 2023년 12월 기준 37억8천만원이다.  

◇ 땡겨요, 공공배달앱으로 국면 전환 시도

신한은행도 공공배달앱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성동구와 제휴를 맺고 성동구에서 땡겨요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광진구, 구로구, 용산구, 서초구, 은평구, 성동구 등 서울 6개구와 충북, 전남, 세종시, 광주시 등으로 전략적 제휴망을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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