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상최고가 못뚫은 이유..'AI 시대 전략 못 보여줬다'

글로벌 | 김세형  기자 |입력

SK하이닉스가 25일 지난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뒤 오히려 주가가 밀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앞세워 지난 2021년 3월 기록했던 15만원 최고가 등정에 도전하던 가운데서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호실적을 재료로 매물을 쏟아낸 탓이었다.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메모리 총아로 떠오른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오르락 내리락하는 반도체 사이클에 좌우되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틀에서 벗어나 AI 시대에 걸맞는 전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증권 황민성 테크팀장은 지난 25일 'SK하이닉스, AI 시대의 시작과 변화'라는 제목의 실적 코멘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팀장은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은 당사 예상과 같이 흑자전환하며 소폭 적자를 예상한 시장 기대보다 좋았다"며 "하지만 여전히 당일 주가는 하락했고, 이는 올라버린 주가에 대한 부담과 모멘텀이 좋을 때 차익실현하자는 트레이딩 관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주가는 70% 수준 상승했으나 올해는 보합에 그치고 있는 것도 시장이 새로운 주가의 동력을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가 제시한 "2025년까지 좋다"라는 반도체 경기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미래를 알기 어려운 것이 메모리이고, AI용 메모리도 메모리일 뿐 AI를 직접 구동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수익을 내고 있는 DDR4와 HBM 등 D램이 수요 축소에 반도체 회사들을 적자에 빠뜨린 낸드 메모리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D램은 더욱 정교한 컨트롤러와 펌웨어가 붙어 시스템 성능을 개선한다면 더욱 높은 부가가치가 발생하겠지만 용량이 중요시되는 낸드와 같이 전체적인 시스템 솔루션이 강조된다면  결국에는 다시 빠른 속도와 낮은 원가를 두고 경쟁할 수 있다"며 "낸드가 메모리 셀의 원가에 치우쳐 극심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D램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I 시대에 HBM으로 초반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가 구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황 팀장은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에서 물량보다 고부가를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며 "안정적 성장을 기대하다 극심한 다운턴을 겪고 나서 투자와 공급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또 "때문에 올해 투자는 전년 대비 증가하지만 증가분을 최소화하고, 생산 증가율도 전년 한 자릿수 수준으로 제한하여 재고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AI시대를 논하는 실적 발표에서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SK하이닉스의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방향 전환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시장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시장은 계산하지 못하는 것은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와 공급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것을 "올해는 매출 대비 투자가 20%를 넘지 않고, 업황이 개선해도 30%를 넘기지 않으려 노력하겠다"로 바꾼다면 어땠을까"라고 가정했다. 

그는 "과거 매출 대비 투자 평균이 40% 수준이니 10%포인트 줄어든다면 올해 50조 수준의 매출에서 5조 수준의 추가 현금이 쌓이는 결과가 나온다"며 "지난해 배당 총액이 1조원 수준이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오른 주가가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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