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은 음식이 식도, 위, 소장, 대장을 걸쳐서 신체 밖으로 배출되는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이다. 이러한 항문에는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항문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부위이기도 하다.
항문에 통증이 있고, 불편을 겪는 경우 대부분 치질 중 ‘치핵’을 생각한다. 하지만 항문 내 통증이나 출혈의 원인이 의외로 ‘치열’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치열이란 항문 입구에서 항문 안쪽 치상선에 이르는 항문관 부위가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치열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것이 주된 특징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생비율이 높은 이유는 생활습관이나 신체 구조와 연관이 있다. 여성은 임신이나 과도한 다이어트로 변비가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단단한 변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치열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대부분은 항문의 중앙선 상에, 특히 후방이 찢어지지만 남자의 약 1%, 여자의 약 10%에서는 전방이 찢어지기도 한다. 배변 시 살을 찌르는 것과 같은 통증이 느껴지며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묻어 나온다. 이 때 혈액 색깔은 밝은 선홍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치열은 급성 치열과 만성 치열로 나눌 수 있다. 항문의 상처가 생긴 지 오래 되지 않으면 급성치열로, 증상이 1개월 이상 지나 항문의 상처가 궤양으로 변해 항문 변형이 동반된 경우 만성치열로 분류한다. 급성치열은 대부분 수일 이내에 큰 고통 없이 자연 치유된다. 보통 변 완화제를 복용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 변비를 개선시키는데 주력한다.
만성치열의 경우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주로 치료한다. 수술법은 크게 피부판이식술과 내항문괄약근 측방절개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피부판이식술은 마취 후 항문을 넓히고 궤양으로 악화된 상처를 절제한 뒤 정상 항문 피부판을 이식한다. 내항문괄약근 측방절개술은 항문상피를 좁게 절개하고 내항문괄약근만 들어올린 뒤 부분적으로 절제해 항문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항문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찢어진 부위가 빨리 아물게 된다.
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은 “항문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활동인 변을 배출하는 일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한번 훼손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며 “따라서 치열 수술은 가급적 항문을 파괴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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