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금지된 주식시장에 '패낳괴'가 다시 나타났다. MSCI 한국 지수와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이 있는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는 대표적인 패낳괴로 평가된다.
패낳괴는 '패시브가 낳은 괴물'의 준말로 지수 편입 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 패시브 펀드에서 사들일 것을 예상하고 선취매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을 일컫는다.
코로나19 발발 직후 공매도가 금지됐던 시기 MSCI 한국 지수로 편입됐던 셀트리온제약과 더존비즈온이 급등하자 생겨난 증시 신조어다.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과 비슷한 류의 말이다.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패시브 펀드의 위상을 보여주지만 결국은 패시브 펀드가 울며겨자먹기로 사들여야 하는 것을 간파한 영악한 투기꾼들이 자금을 밀어넣으며 만들어낸 '수급 괴물'이다.
29일 오후 1시51분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전거래일보다 15.28% 상승한 9만4300원으로 11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5일 상장한 새내기로서 사상 신고가도 연일 경신중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17일 상장,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에코프로머티는 14만2900원으로 7.44% 급등하면서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에 즈음해 팹리스 업체 파두가 고작 3억원에 불과한 3분기 매출로 사기 IPO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했으나 막상 등판해서는 예상과 달리 폭등세다. 상장 9일째 주가는 공모가의 4배를 넘나들고 있다.
하나증권 퀀트 담당 이경수 연구원은 29일 아침 발간한 퀀트 모델 포트폴리오 11월 평가, 12월 전략 코멘트에서 사실상 두 종목을 될성부른 '패낳괴'의 수괴로 지목했다. 최근 코스피200 정기변경을 계기로 '패낳괴'가 회자되는 가운데 이를 공식화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KRX300 정기변경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날 시장에서는 편입 예고 종목들이 강한 상승세를 탔다. 당초 예상치 못했던 세아베스틸지주 정도 상승할 것으로 봤으나 무차별적으로 올랐다.
공매도 금지 전 지수 편입 확정에 오히려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이에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패낳괴' 출현에 대한 확신으로 베팅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패낳괴는 바로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였다. 두산로보틱스는 내년 2월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에코프로머티는 당장 12월 코스피200 특례 편입 가능성이 있어서였다.
이경수 연구원은 "예상대로 공매도 금지가 지수보다는 개별종목군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며 "과거 2020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의 공매도 금지 시기에 상장기업 중 1년 누적수익률이 100% 이상인 종목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공매도 금지를 12월 투자의 핵심아이디어로 꼽고, 특히 "공매도 금지가 패시브 편입 종목에 대한 추세적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시기였던 2020년 5월 MSCI에 새로 편입된 셀트리온제약과 더존비즈온은 편입 3달 전부터 편입 리뷰까지 평균 42%, 리뷰부터 효력일까지 평균 17%, 편입부터 1개월 후까지 평균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 MSCI 신규 편입 후보 종목군으로 두산로보틱스(높음), 에코프로머티(중간), 알테오젠(중간), 현대오토에버(중간), 레인보우로보틱스(중간) 등을 확률순서로 나열했다.
아니나 다를까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는 물론이고, 알테오젠은 이날 9월말의 낙폭을 죄다 회복하고, 다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 시각 7% 가까이 폭등해 있다. 전일 18% 가까이 급등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도 3%대 중반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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