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정전 우려 잇따라..송전 기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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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이변과 재해로 정전 우려 고조…전력회사 인프라 정비 시급 

 * 허리케인으로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사진=픽사베이
 * 허리케인으로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사진=픽사베이

최근 연이은 기상이변에 세계 곳곳에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폭우와 폭설 등으로 전기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새로운 송전 기술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은 크게 지상 또는 지하 매설 송전선을 활용하고 있다. 지하에 매설된 전선은 열에 의해 손상될 수 있고, 지상 전선은 홍수나 산사태 등으로 쉽게 파괴될 수 있다. 

2021년 텍사스의 폭풍을 동반한 폭설. 미국 북동부의 허리케인 샌디. 푸에르토리코의 허리케인 마리아와 어마. 이들 재난은 가정을 파괴하고 인명을 앗아갔으며, 냉난방 또는 생명을 구하는 의료 장비는 물론 수백만 가구에 정전을 일으키며 전력 인프라를 무너뜨렸다. 

기후예측 모델은 극한 기상 현상이 산불, 가뭄, 홍수 및 산사태 등의 형태로 전 세계적으로 더 흔해질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 동안 미국 전력 회사와 인프라 상황을 검토한 결과, 한 가지 큰 문제점이 눈에 보인다. 전력 회사들이 미래 계획에 기후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주 리치랜드 소재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의 에너지정책팀 수장이자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인 쥴리엣 호머는 전력 회사들이야말로 기상 이변과 정전에 대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호머가 전력 회사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호머 팀이 발표한 보고서와 그녀의 주장을 네이처지가 온라인판에 요약 게재했다. 

국가적으로 탄소제로를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 핵심은 ‘전기로 전환된 사회’이다. 그런 점에서 전력회사들의 안일한 대처는 놀라운 일이다. 전력 회사와 규제 기관은 기후 변화에 탄력적인 전력망을 개발하기 위해 긴급히 협력해야 한다. 

이 일은 인프라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투자가 클수록 소부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기후 탄력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전력 회사들의 숨겨진 사정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경제적 손실까지 동시에 감수해야 하는 ‘정전 후 장비 교체’보다 미리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사회에 더 저렴하다.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지금은 비용을 줄이면서 사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의 보고서는 장비와 인프라 업데이트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할 사항은 추위와 더위를 포함한 극한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투자 결정을 위한 장기 계획에 ‘기후 변화 평가’를 반영해야 한다. 새로운 인프라는 범람원 또는 화재 발생 위험지역을 벗어난 지역에 구축한다. 

2015년 워싱턴의 전력 회사인 시애틀시티라이트(Seattle City Light)는 미국 최초로 전력 인프라의 포괄적인 기후 평가를 발표했다. 평가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전력 인프라를 손상시킬 수 있는 13가지를 구분하고, 손상을 완충할 수 있는 조치를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발전기에서 가정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지상 또는 지하 매설 송전선이다. 지하 전선은 열에 의해 손상될 수 있고, 지상 전선은 홍수나 산사태로 무너질 수 있다. 지상 송전선은 산불에도 약하며 산불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가서는 재해 예측 추적 시스템 활용부터 송전선 주변을 어떻게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지까지를 폭넓게 권고하고 있다. 

뉴욕주의 에너지 회사인 콘 에디슨(Con Edison)은 2019년 자체 기후 변화 취약성 평가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2년에 820만 고객의 전력을 차단한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대응으로 만들어졌다. 이를 토대로 회사는 기후 과학자들과 협력해 해수면 상승, 폭풍 해일 및 폭염 등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을 예측했다.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사용자에게 친숙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전력 회사들은 계획 및 운영 결정에 적합한 데이터 세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전력 회사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조정 및 투자를 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야 한다. 

유럽환경청은 다양한 산업이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비할 수 있도록 데이터 세트 및 예측 도구를 제공하는 서비스 ‘클라이미트-ADAPT’를 만들었다. 전력 회사들은 이 서비스를 활용해 계절별 산불 전망과 같은 단기 예측과 함께, 해수면 상승과 같은 장기 예측을 수행한다. 또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도구도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 기관도 기후 변화 데이터 저장소 ‘캘-어댑트(Cal-Adapt)’를 만들었다. 데이터 세트에는 해안 침수 시나리오 및 극한 폭염 날짜, 열대야 및 산불 지도 등이 모두 들어가 있다. 캘리포니아 전력 공급업체들이 이 데이터를 활용해 상황에 대비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정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지만, 전력 회사들이 적절히 대처한다면 고통을 받거나 사망하는 사람들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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