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AI를 반대하는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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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산업 근본이 무너진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인디애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해리슨 포드는 81세다. 그런데 영화에서 그는 40년은 충분히 더 젊어 보인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역으로 할리우드가 AI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의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들의 불만은 고조된다. 파업도 일어나고 있다. 과거 파업이 일어난 것은 TV가 등장한 1960년이었다. 이번 파업의 주된 이유는 1960년과 마찬가지로 기술 때문이다. 기술이 초래하는 혼란과 미디어 산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 즉 스트리밍의 출현과 AI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이다. 임금, 근무 조건 분쟁 및 AI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할리우드는 최고의 영화배우들도 있지만, 카메라와 영상 뒤에는 기술직과 노무직 등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생계가 AI에 의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게 할리우드의 현주소다. 일부 AI를 통해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할리우드는 혼란 속에 있다. 사람이 아닌 AI가 주류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영화 제작에서 기술이 주류가 됨에 따라, 기술이 제공하는 잠재력, 자동화가 어떻게 진화할 지도 고민이다. 챗GPT에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AI는 콘텐츠의 품질은 물론 창의력이 필요한 직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는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지적 재산권에 대한 현재의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창작자와 예술가, 스튜디오 및 기술 회사 간의 논쟁은 격화된다. AI에 대한 '공정한 사용'과 콘텐츠의 저작권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콘텐츠 제작자는 이미 기술 공급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지금의 싸움은 추이로 미루어볼 때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AI 모델이 만들어낼 모든 것들에 대한 지적 재산권 및 저작권은 어떻게 취급되어야할 것인지 등 분쟁 가능한 영역은 부지기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홈페이지를 통해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이 할리우드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어떻게 혼란에 빠뜨릴 수 있을 것인지 6가지로 나누어 제시했다. 

1. 디지털 아바타
많은 스타트업들이 AI 생성 아바타 또는 ‘디지털 인간’에 베팅하고 있다. 아바타는 일반 텍스트 스크립트에서 홍보 또는 교육 콘텐츠를 신속하게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비디오를 쉽게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또한 말하는 사람을 청중에 맞게 조정하여 내용을 다양하고 포괄적이 되도록 수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불가능의 한계를 무한 확장한다. 195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우 제임스 딘이 새로운 영화에 등장한다. 기술이 제임스 딘을 실제 생존 배우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되살렸다. 팬은 반가울 수 있지만, 이는 혼돈을 의미한다.

2. 합성 음성
인터넷은 이미 유명 인사들의 음성 생성기로 가득 차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소리를 복제하여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 당연히, 복제된 목소리로 연설하는 여러 유명인의 가짜 목소리가 판치고 있다. 성우들은 특히 이 분야의 저작권법이 여전히 모호한 상황에서 AI 기술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사용 사례도 있다. 배우 발 킬머는 인후암 수술 후 AI를 사용하여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잃어버린 목소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했다. 

3. AI 생성 스크립트
미국작가조합(WGA: Writers Guild of America)은 영화 및 TV 스크립트에서 AI 쓰기 사용을 제한하려고 한다. WGA 협상 위원회의 시나리오 작가인 존 어거스트가 주장하는 것은 두 가지다. 그들이 작업한 자료가 AI에 제공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과 AI가 만들어 낸 조잡한 글을 고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스크립트를 사용해 AI를 훈련하면 지적 재산 도용이 될 수 있다고 작가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스튜디오의 경우 생성 AI를 사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는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특별한 관심사다.

4. AI 생성 비주얼
1993년 영화 쥬라기 공원은 선구적인 CGI(컴퓨터 생성 이미지)기술로 공룡을 되살림으로써 관객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제 그 장면은 구식이고 덜 인상적이다. 그 이후 이미지 생성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쇼러너(Showrunner)라는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은 애니메이션 및 이미지 생성과 관련해 AI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준다. 쇼러너 공급사인 시뮬레이션(The Simulation)은 할리우드 파업을 기반으로 한 사우스파크(South Park)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기존 사우스파크 콘텐츠를 활용해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스토리라인과 대본부터 애니메이션, 음성 녹음, 편집까지 모두 AI가 제작했다.

5. 작업 자동화 확산
AI는 반복적이거나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힘든 작업을 보조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조수 역할을 통해 프로덕션 팀의 역량을 강화한다. AI 도구를 비디오 편집에 사용함으로써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예산을 줄인다. 이를 통해 팀은 시각 효과를 스토리보드화하거나 포스트 프로덕션 편집에서 CGI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일들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보조 수단의 경계선을 넘어 주역이 되면 주역이 전도된다. 어디까지 자동화할 것인가의 한계와 함께 도덕성의 문제와 직업윤리의 문제까지 제기한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는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영역이다. 그 영역의 중심에 사람이 서는가 AI가 서는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6. 번역
한국 음반사 하이브(HYBE)는 AI를 사용해 아티스트 미드낫(MIDNATT)의 노래를 6개 언어로 발표했다. 한국 가수의 목소리와 다른 언어의 원어민이 합쳐져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로 노래를 발표했다. 가수 본인은 한국어 외에 제한된 영어와 중국어만 구사할 수 있다. 과연 이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야할 것인가. 여전히 답은 모호하다.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기회의 박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6가지 AI 기술의 위험성은 ‘AI가 콘텐츠 제작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얼마나 깊이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는 콘텐츠 제작 및 배포 전반에 걸쳐 비즈니스 모델과 이해관계자의 보상, 업계 근로자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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