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한미는 오는 10월 15일까지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에서 사진 교류 전시 ‘경계를 넘어서:한국 예술사진 1920s~2020s’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뮤지엄한미 방이(구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최한 바 있는 전시회의 답례로 특별 기획됐다.
한국과 리투아니아는 역사적, 사회정치적 굴곡 안에서 사진가들이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 만들었던 다양한 혁신적 이정표를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
리투아니아에 한국 예술사진 100년사를 처음 소개하는 본 전시는 14명의 한국 대표 사진작가들의 렌즈를 통해 한국 사진의 다양한 주제적, 기술적 발전을 시대별로 조명한다.
뮤지엄한미의 소장품 104점을 중심으로 192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국 예술사진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세 시기로 나눠 연대기적으로 구성했다.
제1부 ‘예술사진의 태동(The 1920s~1950s: The beginning and advance of Art Photography Movement)’은 사진 창작이 발현된 1920년대부터 사진이 순수예술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시도들을 1950년대까지 살펴본다.
한국 최초의 사진 개인전 활동을 펼치며 예술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정해창, 예술사진 공모전과 그룹전 사진에서부터 리얼리즘 사진까지 영역을 확장한 임응식, 유럽의 모더니즘 사진 기법을 한국적 소재에 적용하며 리얼리즘 사진을 넘어 한국 예술사진의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준 현일영을 소개한다.
제2부 ‘한국의 모더니즘 사진(The 1960s~1980s: Korean Photographic Modernism)’은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모더니즘 사진을 소개한다. 리얼리즘이 한국 사진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다큐멘터리 사진에 전념하는 작가군이 등장하는데, 시대의 기록과 현실비판으로 리얼리즘 사진의 사명을 복무한 주명덕,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살아남은 전통적인 삶의 발자취를 기록한 강운구가 그 대표다. 반면 실험성과 전위성을 담보한 뉴 비전을 시도한 황규태의 초기 실험 작업은 한국 모더니즘 사진의 또 다른 갈래를 보여준다.
제3부 ‘사진과 현대미술의 조우(The 1990s~2020s: Photography as Contemporary Art)’는 사진이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며 현대미술의 한 분야로서 인정받은 시기를 다룬다. 한국 모더니즘의 양상을 넘어서려는 시도들은 사진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실험으로 나타나는데, 구본창은 사진의 특성과 재편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며 사진 영역을 확장한 선두 주자다. 이를 이어 이상현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을 활용하며 사진의 영역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밖에 기록이라는 사진의 목적을 위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작가들도 소개한다. 30여년 간 흑백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통해 자연과 인체를 표현해온 민병헌, 사실을 넘어 감각을 포착하는 주관적 리얼리즘 사진의 이갑철, 우리나라 중년 여성인 아줌마들의 초상을 통해 그들의 불안과 감정의 기복을 포착한 오형근, 사진 조각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한 고명근, 장시간 노출로 사진의 본질과 재현 효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한 천경우, 영국의 역사극과 동화 속 인물로 분장한 후 자신을 찍음으로써 자화상 사진 영역을 실험한 배찬효를 소개한다.
한편 지난 13일 열린 개막식에는 뮤지엄한미 관장이자 한미약품 회장인 송영숙 관장과 최봉림 부관장, 전시 기획자인 김선영 학예연구관과 뮤지엄한미연구소 김소희 학예연구관,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배찬효 작가와 더불어 주 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임진홍 원장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뮤지엄한미 송영숙 관장은 “가깝지 않은 양국의 지리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가 처해있는 환경이 한마음으로 이끌어주었다”며 “의미있는 교류전이 성사되도록 열과 성을 다해주신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 아루나스 갤루나스 관장님과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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