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검찰 뇌물 게이트 부산물인 넥슨재단(이사장 김정욱)의 지난해 자산이 반토막으로 급감했다. 넥슨 창업주 고 김정주 회장(사진)이 작년초 갑작스런 죽음을 맞으면서 생전 그가 주도했던 공익 법인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고인 등 특수관계인인 넥슨코리아 등 관계사들이 재단에 출연금 지원을 중단할 경우 재단 살림을 꾸려갈 곳간이 텅 빌 수 밖에 없는 탓이다.
14일 넥슨재단이 국세청에 공시한 지난해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넥슨재단은 지난해 설립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말 자산총액이 30억7600만원으로 2021년말 61억8276만원 대비 50.2% 줄었다. 지난해 재단이 34억 749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설립 초기 출연금까지 탈탈 털었다.
통상 공익재단은 매년 정해진 공익목적을 위한 사업 비용 마련(C)을 위해 '설립초 출연금을 기초로 한 이자수익'(A)과 '내외부 관계자들의 추가 출연금'(B)을 재원으로 운영된다. 그 결과 공익재단의 손익계산서는 통상 'A+B=C'를 띈 산식 형태를 띈다. 영리목적이 아닌 탓에 큰 이익을 남기기 보다는 손실을 내지 않는 선에서 운영된다. 설립초 정한 공익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초기 출연금 재원은 그대로 차기년도로 남긴다.
넥슨재단 역시 2018년 2월 설립 이후 고 김정주 회장이 생존하던 2021년까지는 이러한 형식으로 운영돼왔다. 2021년도 넥슨재단은 △어린이재활 및 문화다양성 지원사업(51.6억원), △어린이 창의적 놀이문화 조성 및 확산사업(9.4억원), △게임 및 SW 영재 발굴육성 지원사업 및 확산사업(14.3억원) 등 76.5억원의 사업비용 재원 마련을 위해 이자수익과 87.8억원의 기부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2020년에는 기부금수익 등으로 117.2억원을 확보해 관련 목적사업 수행에 총 104.8억원을 집행했다. 그 결과 2020년과 2021년 넥슨재단의 당기손이익은 각각 11.5억원과 12.4억원을 기록했다. 잉여이익은 다음에 사업을 위해 재단에 적립돼있다.
넥슨재단은 설립 첫 해인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3.5억원과 9.6억원을 이익잉여금을 남겨, 그 다음에 사업에 해당 재원을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넥슨재단이 설립된 이후 재단 운영 5년차이자 창업주가 고인이 된 지난해에 첫 적자를 낸 것이다.
이른바 '100억원대 주식 뇌물수수 등 진경준 검사장 비리 사건'은 2016년 진경준 검사장이 법조 분야 고위공직자 재산 1위를 기록하면사 한 언론사가 진경준의 2005년 넥슨 주식 매입의 직무관련성 의혹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법무부는 2016년 3월 의혹이 제기됐으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를 핑계로 감찰에 착수하지 않다가 진경준이 넥슨으로부터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렸다고 밝히고 나서야 뒤늦게 대검에 검찰총장 징계 신청을 요청했다. 또 진경준이 사표를 제출하자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는 등 진경준의 의혹에 대해 매우 미온적으로 대처하다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결국 그해 7월 인천지검장 특임검사로 지명된 이금로 특임검사가 수사착수 23일만에 진경준을 뇌물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진경준 차남 회사에 한진이 일감몰아주기를 한 의혹, 넥슨이 차량을 무상 지원한 점 등 진경준의 비리가 추가로 더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법조 비리 근절 및 내부 청렴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당시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대국민 사과했다.
넥슨재단은 이같은 스캔들에 따른 악화된 여론을 우호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2018년 2월 설립됐다. 설립 첫해 재단 출연자는 넥슨코리아(68억원), 엔엑스씨(17억원),고 김정주 회장과 그의 미망인인 유정현 감사가 각각 6.3억원씩을 출연해 밑천격으로 1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이 재원과 더불어 매년 100여억원 안팎의 추가 출연금을 받아 관련사업을 수행해 왔다.
넥슨코리아가 지난 5년간 재단에 총 220여억원을 출연하는 등 사실상 주도적으로 재단을 이끌었다. 또다른 관계사인 네오플은 총 78여억원을 지원했다. 김정주 회장과 유정현 감사 부부도 50여억원을 기부했다.
작년초 김정주 회장 사후 김민국·최준철 VIP자산운용 공동대표가 각각 16억원씩 총 32억원을 재단에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서울대 선배인 고인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 김정주 회장 사후에서야 받은 은혜에 뒤늦게 보답한 셈이다.
한편 넥슨재단은 지난 6일 전남권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건립에 동참하겠다며 총 50억원의 건립 · 운영 기금 기부를 약정했다. 이를 위해 목포중앙병원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