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한 지붕 두 가족이던 BBQ와 bhc가 '회장님 사이의 자존심을 건 소송' 탓에 몇년째 수백억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순이익도 들쭉날쭉하고 있다. 경상적인 영업활동이 아니라 송사에 따른 영업외수익이 순이익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bhc, 작년 매출 1위로 올랐지만 영업이익 증가에서 BBQ에 뒤져
18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6.4% 증가한 5074억9100만원으로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치킨 업계 1위에 올랐다.
한 때 bhc를 자회사로 뒀던 BBQ도 4188억3600만원으로 전년보다 15.6% 외형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둬 치킨업계 실력자임을 재확인했다.
그런 가운데 두 업체의 수익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bhc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8% 줄어든 1418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BBQ의 영업이익은 5.5% 확대된 641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매출은 전년보다 1% 증가한 4988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전년보다 90% 가까이 줄어 28억6200만원에 그쳤다. 이를 감안할 때 bhc의 영업이익 감소가 특이한 것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양사 순이익 규모가 눈길을 끌고 있다. bhc의 지난해 순이익은 1298억17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반면 BBQ는 163.9% 증가해 755억300만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확연한 차이는 비경상적 영업외적요인에서 비롯됐다.
BBQ는 지난해 결산 과정에서 386억원의 잡이익을 반영했다. BBQ는 주석에서 "bhc와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상품공급대금 및 물류용역대금 등에 대한 서울동부지방법원 및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선고되면서 bhc로부터 수령한 363억8900만원을 포함시켰다"고 순이익 증가 사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bhc는 비비큐에 지난해 292억62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양사 순이익에 유의미한 금액을 서로 주고 받은 것이다.
치킨 라이벌 BBQ와 bhc의 서로 주고받기식 순이익 왜곡 현상은 지난해까지 3년째 반복되고 있다.
BBQ는 지난 2020년 3199억원 매출에 5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순이익은 고작 51억3000만원에 그쳤다. 전년도 140억원에서 크게 후퇴했다. BBQ가 앞서 언급한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bhc에 줄 돈 341억원을 기타 비용으로 회계 처리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21년, bhc의 순이익은 전년도 752억원의 두 배가 넘는 1546억원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1537억원)보다다 순이익이 더 높았다. 이 해 bhc는 1심 소송에서 잇따라 승리를 따내면서 BBQ로부터 520억원을 받아냈다.
반대로 BBQ는 전년도 충당금으로 미리 잡아뒀던 340억원에 더해 170억원을 추가로 bhc에 주면서 영업이익 607억원을 내고도 순이익 규모는 28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해당 소송 결과가 일부 뒤집어지면서 순이익은 다시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bhc와 BBQ가 서로 주고받고했던 관련소송에 대해 지난 13일 대법원이 2심 결과로 최종 판결을 확정했다. bhc는 BBQ에게 이미 받아둔 230억원을 온전히 이익으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홍근 vs. 박현종 자존심 대결.. "아직도 진행중"
양사간 싸움이 말끔하게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앞선 소송들을 진행하게 만든 소송이 진행중에 있어서다. 윤홍근 BBQ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이 당사자로 맞붙은 소송이다.
BBQ는 2013년 6월 당시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113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사모펀드는 계약하자를 주장하며 약 100억원의 잔금 지급을 거부하고, 이듬해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분쟁을 신청했다.
BBQ가 진술보증한 bhc 점포수 등이 사실과 달리 부풀려져 있어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였다. 국제중재법원은 CVCI의 주장을 받아들여 BBQ에게 98억원을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BBQ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당했다.
이에 '분노한' 윤홍근 BBQ 회장은 곧장 박현종 bhc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돌입했다. 당시 BBQ에 적을 두고서 관련 매각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박 회장이 CVCI의 손배배상 청구에 책임이 있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1963년 부산 출생으로 삼성전자 출신인 박현종 회장은 2012년 BBQ글로벌 대표이사로 윤 회장의 지휘 하에 있었다. 이후 BBQ가 자회사 bhc를 매각하면서 둘은 하루 아침에 동지에서 원수가 된 사이다.
BBQ는 bhc로의 물품공급을 끊자 bhc도 소송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사간 소송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0건 안팎의 소송들이 있었고, 이들 소송은 지난 13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단락됐다.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 제18민사부는 윤홍근 BBQ 회장 등이 박현종 bhc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72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박 회장의 배상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약 28억원을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박현종 회장은 이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bhc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소송은 종결됐다"며 "박현종 회장 건은 개인건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BQ는 승리할 경우 첫 소송을 제기했던 취지를 살리는 한편 bhc에 배상한 금액 중 일부를 박 회장으로부터 받아 보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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