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온으로 신음하는 유럽 도시들…그래도 에어컨은 기피 ‘왜?’

글로벌 |입력
아파트 빌딩의 가정마다 설치된 에어컨. 사진=픽사베이
아파트 빌딩의 가정마다 설치된 에어컨. 사진=픽사베이

유럽에서는 평균적으로 열 가구 중 한 가구만이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다. 거의 90%의 가구가 냉방 시스템을 보유한 중국, 일본, 또는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유럽은 더운 날씨를 식히는 에어컨 사용이 저조할까. 올여름 서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함께 이어지는 질문이다. 문화 분석 전문 스테이트닷컴이 그 이유를 분석해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우선 유럽 정부 지도자들의 마인드다. 에어컨을 수용하기보다 대부분 기피하거나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움직였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이어 공공장소의 에어컨 온도를 섭씨 26.7도로 설정하도록 요구했다. 에어컨은 미국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10%인데 비해 유럽은 단지 1%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해 유럽이 거대한 에너지 위기에 처한 것도 한몫 했다. EU는 정전이나 산업 폐쇄를 피하기 위해 올겨울 가스 사용을 15% 줄이려 한다. 2030년까지 파리 협정의 섭씨 1.5도 억제를 지키려 한다. 설상가상, 올여름은 기록상 가장 건조하다. 가뭄은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 생산을 줄였다. 독일의 라인강 운송이 위협받고 있을 정도다. 유럽은 이를 기후 변화로 인한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인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프랑스 성인 1045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오피니언웨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명 중 2명은 에어컨을 구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인용된 두 가지 이유는 에너지 비용과 환경 영향이었다. “에어컨 바람은 오염돼 있고 공기는 가짜다. 사람을 아프게 하고, 두통을 안겨준다. 끊임없는 논쟁을 일으킨다. 에어컨은 사람을 실내에 머물게 하고 사람을 둔화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을 방문했던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에어컨이 있는 가게나 사무실에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고 부정적으로 회고한다. 왜 그럴까.

첫 번째는 유럽은 역사적으로 여름이 그리 덥지 않았다. 올여름은 이변이다. 파리는 미국 시애틀에 가까운 여름 기온 패턴을 보인다. 여름 평균 최저기온이 15.6도인 서늘한 밤은 에어컨을 불필요한 물건으로 보이게 한다. 물론 최근 여름 기온이 올라가면서 인식은 변하고 있다.

둘째로 전기값이 비싸다. 현재의 에너지 위기 전, 유럽의 전기요금은 미국의 두 배 이상이었다. 2016년 기준, 독일의 전기료는 텍사스보다 약 3배 높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유럽이 청정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도시의 열섬 효과다. 에어컨은 실내를 식히는 만큼 바깥 공기를 가열한다. 에어컨이 있는 사람들의 편안함이 에어컨이 없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초래함을 의미한다. 프랑스 국립기상연구센터는 파리가 2030년까지 에어컨 사용을 두 배 늘리면, 도시의 바깥 온도를 2도 이상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요양원 등 취약한 곳을 제외하고는 에어컨 장려를 꺼린다. 유럽인들도 에어컨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고 인식한다.

네 번째는 사무실과 가정의 차이다. 일부 공장, 쇼핑몰, 상점, 사무실 등 유럽의 직장들은 집보다 기후 조절을 잘 하고 있다. 창문이 열리지 않는 현대식 사무실 건물은 모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반면 원격 근무는 유럽에서는 드문 일이다. 많은 근로자들은 사무실로 출근한다.

다섯번째는 긴 방학이다. 많은 유럽인들은 긴 여름 휴가를 즐긴다. 에어컨 가동 기간은 대체로 휴가 기간과 겹친다. 거의 4명의 유럽인 중 3명이 올여름에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나와 공원, 카페 테라스같은 풍부한 공공 공간으로 향한다.

여섯 번째는 건축 문화다. 유럽의 건물은 오래되었다. 주택 건축물의 절반 이상이 1970년 이전에 건설됐다. 에어컨이 설치된 집은 애초에 지어지지 않았다. 임대인들은 가져갈 수도 없는 에어컨에 투자할 생각이 없었다. 빌딩 소유자들 역시 콘크리트를 뚫는 시추, 기관의 건설 허가까지 필요로 할 수 있는 작업에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대신 유럽의 건축물들은 기후 친화적이다. 여름 햇빛을 막을 수 있는 외부 셔터가 창마다 설치돼 있다. 발코니도 일반적이다. 발코니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휴식 공간으로 사용한다.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효율적인 단층 평면도로 만들어진 교차 환기 장치도 있다. 유럽 사람들에게 에어컨은 최후의 수단이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