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학교들이 마침내 2년 반 동안의 폐쇄를 해제하고 22일 학생들에게 문을 다시 열었다. 필리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학교 폐쇄를 겪은 나라 중 하나다. 이로 인한 상처가 너무 깊고 필리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하다고 블룸버그시티랩이 보도했다.
필리핀의 학교 봉쇄는 수많은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파괴했다. 원격 교육 등 대체 교육수단이 부족했던 장기간의 교육 공백은, 역사적으로 기술자들을 해외로 보내 그들의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필리핀 경제에 장기적인 상처를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은행도 최근의 보고서에서 학교 폐쇄가 장기화되면 읽고 쓰는 기본 학문 수준이 낮아지고, 이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생산성과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핀 국민의 약 10%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필리핀 경제는 해외 간호사, 교사, 엔지니어 등의 국내 송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아웃소싱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려면 학교 졸업생들의 꾸준한 유입도 필수적이다.
아르세니오 발리사칸 사회경제기획부 장관은 "학교 봉쇄의 영향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국가가 배출하는 졸업생들의 자질은 노동력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유엔아동기금 데이터에 따르면 “빈곤국을 중심으로 장기화된 학교 폐쇄가 많은 나라들, 특히 학교 봉쇄가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의 하나인 필리핀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완전한 대면 수업은 11월까지 계획되어 있지 않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필리핀의 사회 구조 때문이다. 필리핀 가정은 대부분 대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조부모나 기저질환을 보유한 다른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학생들이 밀집하는 인구 과밀도 문제다. 60명 이상의 학생들이 한 반에 모여 수업하는 공립학교가 흔했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공유했으며, 학교 교실에서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원천적으로 어려웠다.
정책 실패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10세 전후의 아이들은 현재 문장을 거의 읽을 수 없고 과학과 수학 진도가 떨어진다. 필리핀은 학교에서 주로 영어를 가르치는데 이 부분의 공백도 크다.
2년간의 불충분한 학습을 보상하고 인적 자본 손실을 막기 위해 학생들을 위한 보충 수업과 대학생 훈련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빈곤율을 작년 상반기 23.7%에서 2028년 임기 말까지 9%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실현되려면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취임 연설에서 교육과정 개편과 같은 교육개혁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개발청 자료에 따르면 공립 초중등학교의 초급 교사는 월 급여가 400달러를 조금 넘고, 아동 1인당 초등교육 지출은 하위 중산층 국가의 평균보다 30% 낮다. 마르코스의 교육개혁이 필리핀 재기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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