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염수호 솔트레이크가 마른다…솔트레이크시티, ‘호수 없는 미래’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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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가 말라가고 있다. 생태계가 위협받는다. 사진=픽사베이
솔트레이크가 말라가고 있다. 생태계가 위협받는다. 사진=픽사베이

서반구 최대의 염수호인 그레이트 솔트레이크(Great Salt Lake)의 남쪽에서 100만 에이커에 달하는 유역에 넘실거리던 분홍빛 염수는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바닥이 드러나 거북등처럼 갈라진 메마른 땅만 을씨년스럽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CNN, 로이터통신, NBC 등 여러 언론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미 서부 지역의 폭염과 장기간의 가뭄을 걱정하면서 솔트레이크의 수면이 낮아지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7월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수면은 1875년 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호수의 표면적은 1987년의 3300평방마일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약 950평방마일로 줄어들었다. 지난주, 이 기록은 다시 깨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생태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호수가 마르면서 이곳에서 번식하는 수백 종의 새와 곤충을 비롯해 호수와 연결돼 살아가는 생명들의 생태계가 위태로워졌다. 이는 미국 남서부를 뒤덮고 있는 전례 없는 가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금의 가뭄은 최근 12세기, 즉 지난 1200년의 역사상 가장 건조한 22년이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에 의해 악화된 환경 재앙이다. 가뭄 모니터링에 따르면, 유타 주의 99.9%는 현재 ‘심각한’ 또는 ‘극심한’ 가뭄 수준에 처해 있다. 이 위기는 또한 경제적으로 점점 더 발전하는 유타 주의 증가하는 물 수요로 가중됐다.

사라지는 호수는 솔트레이크시티에 큰 문제를 일으킬 조짐이다. 그레이트 솔트레이크는 오대호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수역이다. 일대에 걸쳐 25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식수원이다. 환경적으로는 대기질, 생물 다양성, 관광과 연결된 지역 생태계의 중요한 수레바퀴다.

유타 주정부 천연자원부의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코디네이터 로라 버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호수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백만 마리의 철새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염수 새우 양식과 광물 추출은 수억 달러의 경제 효과로 이어져 주민들의 복지와 연결된다. 이 지역의 스키 산업은 호수의 습기에 의해 공급되는 ‘호수 효과 눈’에 의존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어느 누구도 호수의 진정한 가치를 몰랐다.

변화는 극명하다. 지난 1970년, 조각가 로버트 스미스슨이 해안선에 조성한 나선형의 방파제는 현재 호수 가장자리에서 1.6km나 떨어져 있다. 나선형 방파제는 길이 457m, 나선 넓이 4.6m의 소용돌이 모양의 제방으로 돌과 흙으로 메워 만들어졌다. 호수 물이 고갈되는 현상은 매년 더 빨라지고 있다.

버논은 평형을 이루던 환경 생태가 "균형을 잃고 있다"고 우려한다. 수위 감소로 물의 염도가 증가해 소금물 새우를 위협하고 있다. 호수를 채우는 빙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호수 주변 산의 눈은 20년 전보다 최소 일주일 일찍 녹는다. 호수 바닥이 드러나면서 이 곳에 이는 바람은 비소 등 중금속으로 뒤덮인 유독성 먼지 구름을 인근 인구 거주 지역으로 옮긴다. 솔트레이크시티 하늘은 한 달에 최소 두 번은 하늘이 먼지로 뒤덮인다. 빈도는 심해지고 있다. 멀리 산정에 쌓인 눈은 갈색으로 변하고 녹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러한 악영향의 결합은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19년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는 낮은 호수 수위가 광물 채취 손실, 새우와 관광 산업의 감소, 지역 주민들의 건강 비용 등을 통해 연간 최대 21억 7000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놀라운 것은 솔트레이크시티가 곧 인구를 충족시킬만한 충분한 물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오는 2040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8년이면 너무나 짧은 기간이다. 유구했던 물공급의 역사가 8년 후면 사상 최초로 역전되는 것이다. 유타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이며, 수도권의 인구는 2060년까지 거의 50% 증가하여 22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수의 고갈로 급수량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2015년 감사에서 유타 주는 1인당 248갤런의 물을 사용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주로 기록됐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싼타페 등 조사대상 30개 주요 도시 중 물 사용료가 가장 적게 부과되는 두 번째 시였다. 농업 시스템은 물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수도 계량기가 없는 도시다. 이는 그만큼 그레이트 솔트레이크가 풍부한 물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호수가 마르는 상황에서 솔트레이크시티는 존폐마저 걱정해야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업이 물 사용의 80%를 차지하는 유타 주 전역의 물 권리에 대한 접근 방식도 문제다. 유타 주 수도법에 따르면 권리나 지분을 소유한 사람들은 연간 할당량을 모두 사용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저축이 되지 않고 사라졌던 것이다. 이러한 ‘사용하거나 잃어버리는’ 조항은 한때 남서부 지방에서 흔했다. 최근 유타 주는 농부들이 할당된 양을 다 쓰지 않고 남겨둘 수 있도록 허용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2028년까지 물 값을 매년 10~15%씩 올린다는 방침이다. 시는 또 가뭄에 견디는 식물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물을 많이 줄 필요가 없다. 유타 주 전체의 수자원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정과 기업 전반에 걸쳐 폐수를 재사용하는 순환경제도 모색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와 같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사업체에 대해서는 허가 유예 제도를 도입했다.

유타 주의회는 지난 2월 그레이트 솔트레이크로 흘러드는 물을 늘리거나 유지하고,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4000만 달러의 물 기금을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물을 많이 뿌려야 하는 잔디를 철거하기로 하고 주민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책정했다. 주 전역에 걸친 잔디 매입 프로그램 시행은 유타 주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유타 주의 공화당 주지사인 스펜서 콕스는 건설 유예 등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조치들을 거부해 왔다. 콕스는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항상 건조한 상태였고, 긍정적인 경제 발전을 해왔다"면서 "지금은 가뭄 주기에 있으며 가뭄이 1년을 갈지 5년을 갈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타 주를 넘어서는데 있다. 미국 남서부 전역의 4000만 인구의 수원지인 콜로라도 강 역시 사상 최저의 수위, 이에 따른 물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는 가뭄의 빈도, 심각성, 지속시간을 늘리고 있다. 2021년의 유엔 보고서는 확실한 결론을 내린다. 전 세계의 성장하는 도시는 새로운 물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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