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옹호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 연구팀이 공권력과 빅테크 기업들이 현재 서구에 만연하고 있는 문화 전쟁(전통주의자와 진보주의자 사이의 충돌)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확산시킴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한 조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전했다.
보고서는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저지하려는 온라인 허위 정보 캠페인을 중단시키는데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고서 작성에 참가한 단체들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중단시키지 못하면 오는 11월 기후 회담에서 결속력을 분열시킬 수 있으며,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배출을 줄이기 위해 분투해온 세계적인 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연합과 소셜미디어 감시그룹에 의해 발표된 이 보고서의 저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허위 정보들의 목표는 ‘기후 봉쇄’와 같은 음모론이나 기후를 인종차별 또는 성소수자 차별 이론과 같은 분열적인 이슈와 혼합함으로써 기후 대응에 대한 세간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썼다.
보고서는 지난 18개월 동안 수십만 건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빅테크들이 자사 플랫폼에 '가짜 뉴스'가 퍼지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정보를 담은 게시물이 온라인에서 계속 성행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허위 정보의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과학 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면서 포퓰리즘 정서를 유발, 지구 온난화의 시급성에 대한 의구심을 심어주고 있었다.
분석 결과 6262개의 페이스북 게시물과 7만 2356개의 트윗은 자국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기후 변화의 책임에 대해 다른 나라들을 비난했다. 서방 국가 게시물의 경우 중국과 인도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들은 중국과 인도가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행동해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11만 5830개의 트윗과 1만 5443개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재생 에너지 기술의 실행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정부 및 국제기구가 공식적으로 ‘기후 허위 정보’의 위협을 선언하고, 허위 정보에 대한 보편적 개념을 정의하며, 소셜 미디어 회사에 대한 법적 면책을 제한하는 법안(유럽연합 디지털 서비스법 등)을 통과시킬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변화된 조치를 시행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허위광고를 제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용자를 처벌하는 정책 시행과 기후 허위사실에 관한 사용자 약관을 명확하게 정의할 것 등이다.
소셜 미디어 회사들은 온라인상의 허위 정보의 확산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규제기관으로부터 많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허위 정보의 확산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석은 미국인들이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신뢰할 수 없는’ 소스의 뉴스를 2배 더 많이 소비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허위 정보가 정확한 정보보다 온라인상에서 더 빨리 퍼지는 것도 발견했는데, 거짓은 진실보다 트위터에서 리트윗 될 가능성이 70% 더 높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기후에 대한 허위 정보가 플랫폼에서 '큰 이슈'임을 인정하고, 과학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홍보하기 위해 기후과학센터를 설립했다. 트위터는 지난 4월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를 부정하는 광고주들의 광고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빅테크들의 그러한 노력들이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들이 지난 18개월 동안 부정확한 메시지들을 더 적극적으로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온라인 허위 정보는 국제 협약에 따른 협력은 커녕, 기후 법안을 통과시키는 동력을 계속 훼손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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