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2021년 미국에서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보다 10.5% 급증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도심지에서의 사망 사고가 16% 증가했다는 내용의 잠정 통계치를 발표했다고 포브스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NHTSA는 또한 2021년 7342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0년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자전거 이용자들의 사망은 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발표되기 직전, 미국 교통부는 10억 달러의 연방 예산을 투입해 지역사회의 안전한 거리 및 도로 조성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급증으로 인해 교통부의 정책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과 충격이 이어갔던 2021년 모두에서 최악의 교통사고 결과가 나온 것은 충격적이다.
이번에 발표된 2021년 교통사고 사망자 총 수는 4만 2915명으로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록적인 상승세는 운전 행태가 더 위험해지고 당국의 교통법 집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스티븐 클리프 NHTSA 행정관은 "도로에서의 사고위험은 시급한 해결과제이며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교통부는 안전한 도로, 안전한 차량, 운전자 안전 시스템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국가 도로 안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안전 시스템 접근법은 연방 의회에서 결의했던 1조 2000억 달러짜리 초당적 인프라법의 일부인 ‘안전거리 및 도로 프로그램’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 프로그램은 5년에 걸쳐 50억 달러의 보조금 기금을 마련하며, 2022 회계연도에 첫 번째 10억 달러를 집행한다. 자금은 적격 프로젝트의 계획, 설계 및 개발 또는 실행에 사용될 수 있다.
연방고속도로관리국의 도로 계획에서도 안전이 최우선으로 취급된다. 주와 대도시 정부는 보행자, 자전거, 차량 또는 대중교통을 포함한 안전한 거리와 교통 시스템을 위해 지원되는 자금의 최소 2.5%를 할애해야 한다.
국립 비영리단체인 ‘비전 제로 네트워크’에 따르면, 최소한 50개 이상의 미국 도시들이 교통 사망과 중상을 낮추기 위해 ‘비전 제로’ 목표를 채택했다. 비전 제로는 ‘탄소 제로’ 등과 같이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비전 제로를 추진했던 많은 도시에서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 때문에 비전 제로 운동의 효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시 및 주정부는 증가하는 교통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안전 통로'를 추가 구축하는 등의 공공부문의 노력은 물론 운전자가 과속하는 등 부주의할 때 경고음을 울려주는 안전장치 추가 등 민간부문도 안전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선진국 전체 평균에 비해 높다. 유럽의 경우 승용차를 줄이려는 정책적인 노력과 자전거나 스쿠터 등 두 바퀴로 굴러가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육성으로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서울 등 대도시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은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 전문가 및 친환경론자들은 교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탄소 제로’와 마찬가지로 ‘교통사고 사망 제로’ 역시 같은 비중으로 추진되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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