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변화…“남·북반구의 기후 극한으로 몰고 간다”

글로벌 |입력

며칠 전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남극 동쪽 대륙에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쳤다. 평년보다 엄청 높은 화씨 85도(섭씨 29.4도)를 기록하면서 평소의 영하의 날씨를 예기치 못한 폭으로 웃돌아 지표면이 녹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제 남반부와 북반부의 양 반구 기후가 극한으로 몰리고 있다고 기후대응 비영리 단체인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과학자들의 주장을 들어 경고했다.

이번 폭염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 기후 이변 목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잔혹한 폭염과 기록적인 산불 그리고 2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집을 앗아간 호주 동부 지역의 폭우로 인한 홍수를 포함한 호주의 여름 등이 목록의 상단을 장식한다.

최근 몇 달 동안 상상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 북반구를 강타했다. 콜로라도 로키산맥 기슭의 12월 산불은 산림학과 화재과학자들이 그 지역의 화재 위험을 바라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21년 6월에 시작된 태평양 북서부 폭염은 기후 모델로는 예측되지 않은 극단적인 것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지구 온난화에 의해 심화된 홍수로 인해 몇몇 독일 도시들이 파괴됐다. 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 북극 근처와 인접한 북극해 위의 시베리아 북극 기온이 화씨 50도(섭씨 영상 10도)까지 치솟았다.

양쪽 반구에 있는 주목할 만한 일련의 극단들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은 태평양의 강력한 엘니뇨-라니냐 순환이 핵심 연결고리라는 것을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 새로운 연구는 그 순환이 더위와 가뭄, 그리고 홍수를 동반한 폭우를 포함, 극단적 상황을 부채질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엘니뇨/남방진동(ENSO)은 인도양과 남반구의 적도 태평양 사이의 기압 진동이다. 적도 태평양의 광대한 지역을 따라 2~7년마다 거대한 물 덩어리가 동쪽과 서쪽으로 밀려온다. 2016년에 기록된 가장 강력한 엘니뇨 중 하나는 그 해 지구 평균 기온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가장 최근의 지구 과학 보고서는 엘니뇨-라니냐 사이클의 지구 온난화 현상이 약 2050년 이후에 분명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록적인 날씨 이변의 속도와 빈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파괴적인 영향이 이미 목전에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호주 영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 남반구 해양연구센터의 웬주 카이 센터장은 경고했다.

카이는 올해 서태평양이 동태평양보다 더 따뜻해지면서 엘니뇨 사이클의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와 함께 1950년대 이후 각 주요 엘니뇨 피크는 이전보다 더 강해졌으며, 이는 중요한 기후 측정이 이루어지는 적도 동부 중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를 새로운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적도 중심의 열대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ENSO가 변화함에 따라 영향을 받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극단이 심해지고 있으며, 두 반구 모두에서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카이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서 “지구 온난화가 엘니뇨 사이클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는 태평양 안팎에서 기후 극단을 이끄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기후 과학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사이클의 라니냐 단계와 남극의 최근 폭염 사이에는 아직 눈에 띄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과학자들은 연관성을 탐구하는 것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극 극지방의 극한 날씨는 과학자들이 ‘남극 해빙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는 사실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엘니뇨 사이클은 남극 빙붕에 영향을 미쳐, 부유 구간에서 더 많이 녹으며 얼음이 두꺼워질 수 있는 지표면의 강설량도 증가한다. 최근의 따뜻한 공기로 남극 대륙에는 기록적인 양의 비와 눈이 몰아쳐 3일 동안 65기가 톤의 질량이 얼음판에 추가됐다고 한다.

엘니뇨 사이클에서 적도의 동쪽 태평양을 향해 평균보다 따뜻한 해수가 흘러 북미 서해안을 따라 겨울 강수를 유발했다. 서태평양에서는 비교적 차가운 물이 호주 여름 화재의 원인이 되었다. 사이클이 라니냐로 바뀌면, 동부와 중부의 적도 태평양은 서늘해지고, 동태평양의 일부는 더욱 뜨거워지며, 호주 남서부의 3월 홍수와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 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해양은 온실가스에 의해 갇힌 열의 93%를 보유한다. 열대 태평양은 이 열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탱크이며 기후 시스템을 위한 순수 에너지다. 엘니뇨-라니냐 사이클은 열과 습기로써 에너지를 지구 기후 시스템, 적도 동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과 남쪽으로 분배하는 펌프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매트 잉글랜드는 ”10년 전만 해도 호주의 3월 홍수와 같은 라니냐의 영향이 이렇게 빨리 나타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잉글랜드는 "ENSO 사이클은 분명히 지구 대기의 대규모 재편성을 수반한다"며 "우리가 보아온 기후 극단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이며 홍수와 가뭄, 화재가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제 원조를 제공하는 미국 독립기관인 국제개발청(USAID)은 지난달 라니냐와 기후 변화가 동아프리카에서 예외적인 가뭄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녹아 내리는 남극의 빙하. 사진=픽사베이
녹아 내리는 남극의 빙하.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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