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8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의 석유가스업체인 옥시덴탈社로부터 2025년부터 5년간 매년 20만 배럴 규모의 "넷제로 원유(Net Zero Oil)"를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세계 최초로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넷제로 원유"는 채굴부터 정제, 연소까지 원유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직접 포집(Direct Air Capture. DAC)하여 유정에 주입, 영구히 저장하는 원유회수증진법(EOR)으로 생산되는 원유를 말한다.
"넷제로 원유"는 기존의 탄소중립원유(Carbon Neutral Crude) 의 경우 조림, 신재생에너지 등 별도의 사업을 통해 발생한 탄소 크레딧(Credit)을 외부 시장에서 구매하여 일반 원유에 부착(match)하는 형태와는 달리 석유사업 자체의 밸류체인(Value Chain) 상에서 자체적으로 탄소중립이 이루면서 생산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엄격한 의미의 탄소중립원유라 할 수 있다.
미국 옥시덴탈은 DAC 방식으로 넷제로 원유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상업화 중이며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대규모 직접공기포집(DAC) 설비에서 2024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1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넷제로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직접공기포집(DAC)란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중 하나로 대기 중에 희박하게(~0.04%)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포집하는 신기술이다. 기존의 기술은 발전소·공장 등에 설치되어 해당 시설에서 발생시킨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반면 DAC는 이미 공기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위치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실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TI는 SK에너지와 함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 하에 바이오연료 생산 등 친환경 사업 확장을 통한 '스코프3(Scope 3)' 배출량 감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cope 3'란 제품의 생산·소비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중 직접배출 (Scope1) 과 외부에서 구매한 전기·가스 등과 관련한 간접배출(Scope2)을 제외한 기타 간접배출량을 말한다.
SK는 이번 계약으로 도입되는 '넷제로 원유'를 정제하여 친환경 항공유를 비롯한 다양한 '넷제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기대되는 배출량 감축은 Scope 3 기준 연간 약 10만톤으로, 여의도 25배 면적(2,000만평)에 약 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옥시덴탈의 리차드 잭슨 사장(북미 육상사업 운영/탄소관리 담당)은 “이번 SKTI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옥시덴탈의 '탄소직접포집-원유회수증진(DAC-EOR)' 방식으로 석유 산업의 탈탄소 전략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넷제로 원유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의미있는 시도 중 하나이며, 넷제로 경제로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겸 SK에너지 R&S CIC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미국 옥시덴탈이 생산하는 넷제로 원유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 속에 넷제로 원유와 이를 통해 생산되는 넷제로 제품의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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