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마크 로어가 사우디 네옴이나 도요타 우븐 시티와 같이 완전히 새로 건설하는 스마트시티 ‘텔로사(Telosa)'를 건설한다고 호언하고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 그가 개설한 홈페이지는 시티오브텔로사닷컴이다.
홈페이지에서 로어는 앞으로 수년 안에 텔로사를 건살할 것이며, 위치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지만 네바다, 유타, 아이다호, 애리조나, 텍사스, 애팔래치아 지역 중에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의 이력은 나름 화려하다. 젯닷컴을 설립한 후 월마트에 이를 매각하고 2016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로어는 또한 왜그닷컴 등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3개를 보유한 퀴드시(Quidsi)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였다.
그는 텔로사를 지금까지의 그의 가장 큰 모험이라고 불렀다. 로어는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기존의 도시가 당면한 문제를 겪지 않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홍보 동영상에서 그는 "텔로사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가깝다. 텔로사의 임무는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의 구상에는 세계적인 스마트시티의 모범 사례가 망라돼 있다. 뉴욕의 활기와 다양함, 도쿄의 효율성과 안정, 스톡홀름의 모델을 모두 결합한다. 포부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가장 공정하며, 가장 포괄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텔로사 건설 팀에는 건축가 비야르케 잉겔스와 그의 회사인 비야르케 잉겔스 그룹이 함께하고 있다.
개발 일정에 대해 홈페이지는 오는 2030년이면 거주자들이 입주할 수 있다고 한다. 전체 비용은 4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는 사우디 네옴의 초기 건설 예상비용 5000억 달러에 근접한다. 1단계에는 250억 달러를 투자, 1500에이커를 개발해 5만 명을 입주시킨다. 궁극적으로는 15만 에이커에 500만 명이 사는 도시가 된다. 시카고가 400만 명이니 이보다 큰 도시를 만드는 셈이다. 자금은 개인 투자자, 자선가, 연방 및 주 보조금, 경제 개발 보조금을 포함한 다양한 출처에서 나올 것이라고 적었다.
홈페이지에서 텔로사는 사람들에게 안전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돌아다니기가 쉬우며 어디에나 자연이 있는 꿈의 도시처럼 그려진다. 도시 이미지는 자율주행 셔틀, 전기 수직이착륙(eVTOL) 항공 차량 및 모노레일 포드 등이 설치돼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세간이 우려하는 유토피아 주의를 부정하고 있다. "유토피아는 완벽하고 이상주의적인 상태를 만들지만 텔로사는 그렇지 않다. 현실에 확고히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로어의 텔로사 구상은 일본 도요타의 우븐 시티, 중국 심천의 텐센트 캠퍼스, 애리조나에 건설한다는 빌 게이츠의 벨몬트, 네바다의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등의 프로젝트와 비교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이야기되는 두 곳은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텔로사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듯하다. 일단 기자의 입장에서도 4000억 달러의 자금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의 재산이 2000억 달러에 못미친다. 그나마 현금 자산이 아니다. 적당한 자금력으로 시도할 프로젝트는 아니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 한 쉽게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정부 예산은 집행하기 전가지 규제 장벽이 높다. 스스로는 유토피아가 아니라지만 사실 유토피아적인 발상임에 틀림이 없다.
대부분의 기존 스마트시티도 친환경적이고 보행자 친화적인 환경을 약속하지만 정치적 또는 재정적 장애에 부딪히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스마트시티 전문 분석가인 그랜트 샘스는 이 프로젝트를 처음 보도했던 시티투데이에 "도시가 주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성형되고 개조될 수 있는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큰 꿈이 주목할 만하고 흥미롭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제안된 이러한 유형의 개발은 성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수도, 하수, 폐기물, 교통, 비상 대응, 정부 서비스 등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의 개발은 복잡성과 비용 면에서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는 있지만, 성공을 향한 공식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이다.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도시 건설로의 도약은 차원이 다른데 이를 로어는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로어가 이런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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