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선언’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집단이 자기의 방침, 의견, 주장 따위를 외부에 정식으로 표명하는 것’이다. ‘대한독립선언’, ‘6.29선언’ 등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선언과 요즘 자주 듣고 보는 정치인들의 ‘출마선언’까지 우리나라에서만 이루어진 선언들은 매우 다양하다. 스마트시티에 관한 선언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달 29일 세종시가 ‘2021년 세종 스마트시티 국제포럼’을 폐막하면서 발표한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선언’은 사전적 의미대로 ‘방침, 의견, 주장 따위를 외부에 정식으로 표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법적 책임은 없다. 물론 공적 기관들이 한 선언일 경우 ‘정치적 책임’은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이런 선언과는 달리 제도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세종시의 ‘스마트시티 선언’이 발표된 지 일주일만에 국토교통부는 ‘스마트시티 인증제도’에 근거한 공모를 발표했다. 세종시의 ‘스마트시티 선언과 국토부의 ‘스마트시티 인증 공모’는 일견 장단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걱정스러운 괴리가 보인다. 특히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라는 시각에서 볼 때 그 괴리는 노파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과 스마트시티 인증 제도의 방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을 자세히 살펴보자.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은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로 스마트시티를 제안하고 스마트시티 조성 및 운영 원칙 7개항을 채택했다.
7개항은 ▲연령·성별 계층에 따라 소외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람 중심(People-centered) 스마트시티 실현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실현 ▲개인정보 수집·보관·사용·공개 등에 관한 모든 절차와 기준 엄격 준수 ▲신기술과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스마트시티 추진 재원을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마련 ▲산·학·연 및 시민과의 협력·합의를 통해 어느 도시에나 적용 가능한 표준모델개발 ▲명확하고 일관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되어 있다. 선언의 핵심적인 내용만을 제목처럼 뽑아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많은 내용들이 함축적인 표현에 담겨 있을 수밖에 없다. ‘2021 세종 스마트시티 국제포럼’ 사이트에는 이 선언문의 전문은 제목만 한글로 표기되어 있을 뿐 내용은 영문으로만 공지되고 있다.
모두 9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SEJONG Declaration on Smart City)’은 포럼의 일정과 참가자 및 주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후, 심각해지는 도시 문제들에 대한 지적과 그에 대한 대안 솔루션으로서 그리고 인간 개발의 지속 가능성의 향상과 창조적 기회 모두를 위한 전 세계 도시들의 미래 모델로서 스마트시티를 두번째 항목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어 COVID-19로 인한 공중 보건의 심각한 위협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어야 한다며 ICT 인프라와 확장된 네트워크 등 스마트 테크놀로지의 도움을 받아 생활 모드가 안전하게 되는 스마트시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어 네번째로 스마트시티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보다 구체적으로 내리고 있다. ‘스마트 시티의 정확한 정의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스마트시티가 주로 ICT를 기반으로 한, 그리고 사람, 사물, 정보 간의 연결성과 지능적 네트워킹을 통해 그러한 시민 서비스 플랫폼, 인프라 또는 혁신적 국가를 추구한다는 것을 주의 깊게 인정한다. 지역 내에서 지속 가능하고 강하고 공정하며 건강한 경제, 사회, 문화 발전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에 대해. 다만 스마트시티의 방법과 수단, 유형이 각 지역사회와 도시의 여건, 도전과 목표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해관계자 전원이 총출동해 관련 정책결정을 위한 공정성과 투명성 같은 민주적 원칙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 선언문에 이어 세종시가 발표한 스마트시티 선언의 핵심 원칙 7가지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세종시가 발표한 7개항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연령·성별 계층에 따라 소외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람 중심(People-centered) 스마트시티 실현: 모든 부문과 집단의 효과적인 참여와 포함을 지원하기 위해 사람 중심, 연령 및 성별 대응 접근법이 보장되어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모든 취약계층에 대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실현: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모든 과정과 실현은 2030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의제(유엔 총회 결의 70/1)의 이행과 현지화와 도시를 포괄적이고, 안전하고, 탄력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드는 목표를 포함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기여해야 한다.
▲ 개인정보 수집·보관·사용·공개 등에 관한 모든 절차와 기준 엄격 준수: 인간의 존엄성, 기본적 인권 및 자유는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전 과정을 중요한 단계로 고려해야 하며, 그에 따른 모든 정보 시스템은 합법적으로 엄격하게 적용되는 개인 데이터 및 정보의 수집, 저장, 사용 및 공개를 위한 명확한 정책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관련자의 동의를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지털 권리를 위한 도시 연합이 채택하고, 유엔 도시 및 지방 정부(UCLG)와 유엔 해비타트 프로그램(UN-Habitat)의 지원을 받아 채택한 디지털 권리를 위한 도시 연합 선언은 보편적으로 승인되어야 하며, 본 주제에 대해 적용되어야 한다.
▲ 신기술과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국가 및 지방 정부는 정책 및 입법 조치를 통해 합법적인 요건, 서비스 신뢰성, 개인 데이터 보호, 보안, 개방형 액세스, 상호운용성, 서비스 운영자/제공자의 의무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규제 시스템의 확립에 대해 공동으로 그리고 여러 가지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그들은 원활한 서비스 도입과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규제완화를 포함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하며, 특히 '스마트시티형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여 그러한 급격한 규제완화를 촉진해야 한다.
▲ 스마트시티 추진 재원을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마련: 스마트시티의 자금조달은 높은 기술적 위험, 불확실한 투자 수익에 대한 어려움 또는 규제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야심찬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 이니셔티브와 기금을 동원하는 고전적인 시 정부의 자금조달보다는 다양한 자금 출처와 모델을 혼합해야 한다. 문화, 그리고 규제 조치들은 혜택에 의해 공평하게 보상되어 상당한 이익을 공유할 자격이 있는 모든 주민을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 집단에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 산·학·연 및 시민과의 협력·합의를 통해 어느 도시에나 적용 가능한 표준모델개발: 상호운용성, 확장성, 공유성, 측정성, 탄력성 및 보안은 모범 사례와 개방형 및 합의 기반 표준/모델을 고려하여 스마트시티의 ICT 인프라 개발을 고려해야 하며, 중앙/지방 정부는 지역사회 및 산업계와 협력해야 한다. 공공 및 민간 투자자, 스타트업, 학계 및 시민 등, 스마트 시티 요구에 맞는 개방형, 합의 기반 및 기술 중립 표준을 개발한다.
▲명확하고 일관된 비전과 전략 수립: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기 위해 중앙/지방 정부는 일관된 전략, 명확한 비전 및 계획을 가지고 세부 사항과 맞춤형 요구사항을 명시해야 하며, ICT 인프라의 통사적, 의미적 상호운용성을 돕기 위해 지역, 지역 및 국가 차원의 통합 전략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규모로 스마트시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이 선언문은 다음 세가지 항목을 추가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위해 구축이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맞물려 하향식 기술 주도 패러다임보다는 상향식 시민 공동창조, 분산, 균형발전을 지원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스마트'한 지배구조, 에너지, 환경, 이동성, 의료, 교육, 문화, 혁신경제, 일자리 등 주민을 위해 지금까지 만들어졌거나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나아가 우리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출현에 의해 야기되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발전에 적절히 대응하기를 기대한다. 스마트시티의 광범위한 적용과 실현을 통해, 스마트시티가 우리에게 가져올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진보의 기회뿐만 아니라 혜택의 인구 간의 공유와 같은 사회 경제적 영향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우리는 스마트시티 기술과 관련한 모범 사례 공유, 표준 개발, 교차 검증 등 스마트시티 개발 및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초석으로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모든 수준에서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앙/지방 정부, 정부 간 및 비정부기구, 기타 관련 기관 및 전문가가 개발 협력의 한 방법으로 개발 도상국의 도시에 대한 기술, 규제 및 재정 협력을 촉진하도록 장려한다.
셋째, 우리는 관리를 통해 도시 디자인에 대한 스마트시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앙/지방 정부, 국제 조직, 기업 및 다양한 직업과 분야를 대표하는 개별 전문가 간의 의견과 경험을 교환하는 국제 포럼의 중요한 역할을 인정한다. 새로운 동향과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모범 사례를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 포럼이 스마트시티 개발에 대한 주목할 만하고 중요한 기여와 더불어 이 포럼이 지속되어야 하며 적절하다면 최소한 2년마다 지속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기 위해 새로운 동향과 이슈를 식별하는 데에도 기여함을 인정한다.
마지막으로 이 포럼이 개최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말로 마무리된 이 선언문의 전문을 소개한 이유는 이 선언문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영문으로 되어 있어 스마트시티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필자의 욕심에서 비롯됐다.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은 세계 최고의 퓨처리스트를 포함하여 스마트시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를 한 후 마련한 ‘스마트시티 선언’이라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선언문이 ‘사람 중심의 스마트시티의 구현’을 첫번째 핵심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의 생각과 일맥상통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 선언은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전국 각 지자체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내용이 훌륭하다. 국제적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언은 선언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스마트시티 인증제도’는 어떨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국가에서 인증을 해주는 스마트시티는 안타깝게도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과는 방점이 다르다. 심하게 말하자면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과 같은 비중으로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면 국가 인증제도에서는 자칫 인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평가체계와 그에 평가항목의 점수 비중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스마트도시 인증제로 인증과 등급 부여
국토교통부(장관 직무대행 윤성원)는 이달 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마트도시”를 정부 차원에서 인증하기 위해 ‘2021년 스마트도시 인증 공모’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도시 인증제는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마트도시법) 제32조 및 같은법 시행령 제31조에 근거, 스마트도시 성과 지표를 통해 국내 스마트도시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도시 간 비교가 되도록 ‘인증’과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국토부는 스마트도시 인증제는 추진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해외 주요국과 기업들은 이미 스마트도시 성과 평가 및 성공모델 확산 도구로 스마트도시 진단 지표를 도입하여 각 도시의 수준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 추진 및 대외 홍보에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까지 스마트도시의 현황 및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표준 평가 수단이 없어 국내 스마트도시들이 해외에서 저평가되거나, 일부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국제평가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으로 스마트도시의 체계적 발전 및 자생적 도약에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해외 스마트시티 진단 지표로는 △유럽연합(EU)의 유럽 스마트도시 지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스마트시티 표준, △시스코(CISCO)의 스마트도시 지표, △IBM의 스마트도시 성과지표 등을 꼽았다.
국토교통부는 스마트도시 지표에 기반한 스마트도시 평가 및 인증체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7년 스마트도시법에 인증제 도입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2019년에는 인구 30만 이상 지자체 37곳을 대상으로 시범인증 공모를 실시한 결과, 19개 지자체가 응모하여 서울, 대전, 대구, 울산, 세종, 고양, 김해, 부천, 수원, 창원시 10개 지자체가 시범인증을 획득하였다. 국토부는 시범인증 결과와 전문가 및 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올해 2월 세부적인 평가지표, 인증방법 등을 구체화한 스마트도시 인증 운영지침을 제정·고시하였다.
법적 근거와 시범인증을 통한 경험 그리고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한 국토부의 스마트도시 인증은 스마트도시 지표에 따라 평가를 하여 점수를 매기고 부여하게 된다. 혁신성, 거버넌스 및 제도적 환경 구축여부, 스마트 서비스 기술 등이 지역 여건에 적용 상태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제시하고 있는 스마트 도시 지표(대분류)를 살펴보자. ▲혁신성은 공공 및 민간·시민 역량과 정보공개 및 데이터 활용·연계 등 스마트도시 추진을 위한 역량 및 환경을 평가한다. ▲거버넌스 및 제도적 환경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수평적 문제해결 및 정책결정을 하고 있는 지(스마트도시 추진체계, 제도기반, 네트워크 구성 등에 거버넌스적 요소 적용 여부)를 평가한다. ▲서비스 기술 및 인프라는 스마트도시 기반요소(지능화시설 및 서비스, 정보통신망, 도시통합운영센터 등)로서 서비스 기술이 각 지자체 여건에 적합하게 적용되고 있는 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평가 요소는 국제적인 인증제도의 상황을 감안할 때 중점을 두고 평가해야 할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평가 항목이 전체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배점이다. 국토부가 제시하고 있는 인증지표 세부사항을 살펴보자(아래 표 참조).
세부 평가항목은 △스마트시티 부합성, △구성 및 기능, △운영 등 3가지로 되어있다. △스마트시티 부합성은 해당 서비스가 삶의 질 향상, 도시경쟁력 제고,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지를 평가한다. △구성 및 기능에 대한 평가는 스마트도시 서비스의 제공 범위와 성격에 따라 단위서비스, 네트워크 연계 서비스, 데이터허브 기반 서비스 중 1개를 선택하여 평가를 요청하고, 해당 그룹에서 요구되는 필수적인 구성과 기능 요구사항을 만족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운영은 스마트도시 서비스의 운영 용이성, 유지 보수성, 보안성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스마트시티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요소들에 대한 평가 배점이다. △부합성 30점, △구성 및 기능 50점, △운영 20점으로 구성된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고 합계 점수가 70점 이상이면 스마트시티 인증 적합으로 판정된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표를 참조하라.
문제는 30점으로 되어 있는 스마트시티 부합성 인증지표 중 첫번째 항목인 ‘삶의 질 개선’ 부분이 전체 100점 중에 6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시티 구성 및 기능은 100점 만점에 50점이나 차지하고 있다. 독립된 시설이나 장소에 대해 제공되는 스마트 서비스 기능, 통합 플랫폼의 구축을 통한 네트워크 연계 서비스, 데이터 허브 기반 서비스 등이 평가 대상이다. 운용 부분 역시 기술에 관한 항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배점이 20점이나 된다. 한마디로 스마트 테크놀로지 활용이 집중적으로 평가하고 그것이 잘 되어 있으며 높은 점수를 받게 되며 국가로부터 스마트시티 인증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배점 체계를 파악한 지자체들의 예상 행동은 뻔하다. 스마트시티 인증 공모에 신청을 한 이상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하다. 그럴 경우 스마트시티 건설은 평가 배점이 높은 항목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자체들의 현실이다.
도시재생 사업 공모나 문화도시 선정 사업에서도 그런 모습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이나 문화도시 사업의 경우 주민, 시민들 중심의 거버넌스도 강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명분’이 가장 먼저 내세워지고 있다. 스마트시티 역시 마찬가지이다. 평가항목 중 첫번째로 ‘삶의 질의 개선’을 내세우고 있는 점에서도 그것은 분명하다. 세종 스마트시티 선언 역시 ‘사람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가장 먼저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가 인증하는 스마트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 ‘삶의 질 개선’보다는 스마트 테크놀로지의 도입, 활용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있는, 앞으로 건설에 나설 지자체들이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국제 포럼을 통해 대한민국의 스마트시티 추진 상황과 미래를 논의했던 ‘2021 세종 스마트시티 국제포럼’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표명했던 ‘세종 선언’이 발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밝혀진 ‘선언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삶의 질의 개선’을 평가하는 것은 까다로울 지 모른다. 특히 하드웨어를 주로 다루었던 정책 당국이나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어쩌면 평소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항목일 수도 있다.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이왕 스마트시티에 대한 국가 인증제도를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시행하게 되었으니 이번을 계기로 국토부와 관련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정부 모든 부처와 각 분야 전문가들로 참여하는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인증제도’로 격상시키는 것일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삶의 질의 개선’이며 스마트시티는 ‘국민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행살편세’는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추구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세종 선언의 역설’이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의 구현을 위해 새로운 역설을 낳기를 기대해본다.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필자: 이연하. 전직 언론인.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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