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것인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어서 빨리 따듯한 봄이 오길 기다리는 마음은 코로나 팬데믹이 어서 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로나는 ‘강 건너 불’처럼 여겨지지만, 추위, 특히 봄을 시샘하는 추위는 살갗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에 관한 칼럼을 ‘추위’를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은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나름 이유가 있다. 독일 슈피겔의 2월 15일자 기사 때문이다. “Zwei Millionen Menschen in Deutschland frieren in den eigenen vier Wänden. - 2백만명의 독일인들이 자신의 집 안에서 얼고 있다.”라는 게 이 기사의 제목이었다. 무슨 말이지? 독일연방 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이 기사의 제목만 봐서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아 살펴보기 시작했다. 슈피겔은 독일에 사는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파트나 주택에서 적절하게 난방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2019년 통계자료다. 그 숫자는 인구의 2.5%에 해당한다. 특히 편부모와 그 자녀들은 종종 더 집안에서 추위에 떨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편부모 가정의 7%는 난방을 제대로 할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특히 스마트시티,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독일 역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독일 뮌헨시는 2015년부터 프랑스 리옹, 오스트리아 빈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 ‘스마트시티 투게더’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 에너지원 확보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혁신과 주민 참여 방식의 ‘리빙랩’ 운영, 스마트시티 사업모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투게더’… 집 안에서조차 추위에 떨어야 하는 2백만 명에게는 어떤 소리로 들릴까?
개인들의 무능력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 것까지 챙겨야 하는가? 라는 물움표를 던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용적 스마트시티’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스마트시티가 시민들에게 인프라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프로젝트일 경우 그럴 것이다. 행정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시민들에게 스마트한 디지털 서비스의 제공 역시 스마트시티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에 걸맞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공공 부문 기관들이 직면한 과제는 디지털 서비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함을 의미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공공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수년간 옹호해 온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장벽이 거의 사라졌고, 이전에 망설였던 조직들은 종이 없는 시스템 운영과 팀원들의 재택근무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했다.
이에 따라 공공 부문의 팀들은 혁신에 대한 압박을 엄청나게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스마트시티를 구현해야 하는 지자체들의 경우 디지털 서비스를 올바르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엄청난 불확실성의 시대에 시민의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서비스 표준과 같은 기존의 지침을 사용하고 명시된 원칙을 따르는 것은 디지털 공공 서비스의 품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에게 있어 표준 이하의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은 용납이 안될 것이다. 단지 스마트시티 종합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공 서비스 기관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근본적인 요소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재고.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지자체의 디지털 팀은 현재 진행 중인 서비스 문제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증가하는 시민들의 수요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추가 용량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에 투자하지만, 서비스가 새로운 압력에 직면할 때 팀에게 신속한 변화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의 효과를 모니터링하여 모든 사람을 위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미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설계와 클라우드 우선 서비스에 투자한 경우에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더 잘 연결된 팀. 스마트시티 추진과 관련된 디지털 팀과 운영 팀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개선 영역을 파악하고, 변화를 관리하며, 새로운 운영 프로세스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결코 '전통적인 사무실' 환경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긴밀한 협업을 지원하기 위해 원격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공공 부문 조직이 새로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뢰와 투명성. 스마트시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설계 및 구현 방식에 대한 개방성 또한 중요하다. 시민들은 이 기술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해 이 응용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만약 그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작게 그러나 지속적으로.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스마트한 공공 서비스의 점진적인 릴리스는 잘못될 위험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과 사용 편의성을 보호할 수 있다. 작게 시작하여 테스트 및 학습하고 진행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이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빠르게 시작하고 실행하며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공 서비스의 가치를 조기에, 그리고 자주 추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용성 및 피드백. 지자체들은 고객서비스 센터(종합민원센터)에 의존해 온 서비스를 스마트시티에 걸맞게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디지털 서비스의 접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점은 스마트 공공 서비스 구축을 서두를 때 종종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본질적으로, 중앙정부든 지자체든 공공 서비스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패스트푸드 배달 회사와 동일한 고객 편의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주차 허가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피자를 사기 위해 온라인으로 접속하는 것만큼 간단해야 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서비스들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생사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시티를 도시의 디지털 전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분명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은 인프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주도하는 지자체 경영의 디지털 전환이 전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우 공장, 생산설비, 물류 등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 부분 역시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가는 길은 험난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 등 공공 기관의 경우 더 그렇다. 도시의 디지털 전환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지자체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실수에 대해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의 적극성 부족
조직의 전환이 어려운 작업이다. 경영진의 의지가 열정적이고, 직접 참여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면, 조직원들은 그저 모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혼란을 피하고, 그로 인해 복잡함을 가중시키지 않는 쉬운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임원이 프로젝트와 프로젝트가 고객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다른 리더를 설득하고 추진하고, 성공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한다면 프로젝트 지연과 추가 비용을 피할 수 있다.
2. 너무 야심찬 첫번째 전환 실행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는 개선 효과와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전략적인 스프린트 로드맵을 통해 첫번째 프로젝트 구현을 위한 최소한의 실행 가능성이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지속적인 리더십 승인이나 프로젝트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며, 요구사항이 많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한 의견들을 회피하지 마라. 대신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그러한 의견 수렴하고 평가하라. 그리 하는 것은 전환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3. ‘구관이 명관’이라는 태도
오랜 세월 동안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온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프로세스를 전환시키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시스템의 버전 향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의 모습, 스마트시티를 위한 지자체의 서비스의 미래상을 정의하는 팀은 필요조건이 세팅 되기 전에 새로운 툴에 대한 교육을 받고 몰입해야 한다.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마인드셋을 전환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변화 자체를 수용하는 것은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툴을 완전히 수용하는 팀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4. 파트너가 아닌 공급업체 선택
기술은 어떤 비즈니스도 새로운 필수 조건을 부여하거나 실험을 하는데 있어서 제약을 가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적합한 툴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툴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을 위한 파트너가 아니라 공급업체로서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전환 팀이나 시스템 통합업체는 틀을 만드는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 그들을 디지털 전환 팀의 파트너로 참여시켜야 할 것이다.
5. 전략이 아닌 스킬 세트 채용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를 지원할 수 있는 적합한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던 긴 목록이 포함된 이력서는 인상적일 수 있지만, 이 지원자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새로운 혁신 과제를 주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직면할 모든 상황, 데이터, 그리고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기술 리더가 되면 매일 해결해야 할 문제 및 복잡성이 끊임없이 늘어난다. 하지만 구현해낸 결과의 문제점과 그것을 향상시키느라 너무 바쁘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에 대한 장벽을 만들게 될 것이고 사용자나 고객들의 비난에 시달릴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서비스의 만족도 증가는 지자체들의 모든 디지털 전환의 기본 목적이지만, 최종 목표는 최적의 고객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CIO와 IT 리더는 집중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고객 경험을 지원하는 전략적 조언자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 스마트시티 건설은 선거 구호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지자체의 경우 ‘스마트시티’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스마트 테크놀로지 공급업체들에게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 장이 선거로 바뀌고, 순환 근무 원칙으로 담당자가 바뀔 경우 스마트시티는 그야말로 산 위로 가는 배가 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지차제 자체부터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 팬데믹 걱정은 물론 봄 시샘 추위에 떨고 있는 시민들까지도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필자: 이연하. 전직 언론인.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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