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국내 소비가 3년 만에 실질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소매유통의 신용 지형은 오히려 갈라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29일 발간한 스페셜리포트에서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이 338조원으로 5.6% 늘었음에도 업태별 실적은 K자로 벌어졌다며, 백화점·면세점·상위권 편의점은 재무 여력을 지키는 반면 할인점·하위권 편의점·전자제품 양판점은 실적 개선 없이 투자부담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NICE신용평가는 홈플러스와 하위권 편의점, 전자제품 양판점의 개선 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복의 수혜는 백화점·면세점에만…살아남아도 투자해야
업태별 온도 차는 수치로 뚜렷하다. 백화점은 상반기 영업이익률 17.8%, 판매액 증가율 14.8%로 지난해(15.4%·2.0%)보다 더 좋아졌다. 면세점은 영업이익률 3.3%, 판매액 1.8% 증가로 지난해 −0.1%·−12.6%의 부진에서 벗어났고 2분기에는 신세계·신라·롯데·현대 4사가 모두 흑자를 냈다. 반면 할인점은 영업이익률 1.5%에 판매액이 7.3% 줄었고, 편의점은 판매액이 3.4%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5%에 그쳤다. NICE신용평가는 할인점의 경우 영업차질을 겪는 홈플러스 적자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지표 대비 더욱 부진하다"고 봤다.
NICE신용평가가 신용도 관점에서 주목한 것은 양극화의 승자든 패자든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커머스에 맞서기 위한 자체 온라인 투자와 외부 지분투자, 집객을 위한 리뉴얼·신규 출점, 물류센터 투자가 이어졌고, 할인점은 창고형·식품 특화 매장으로, 백화점은 스타필드·타임빌라스·더현대 같은 복합쇼핑몰로 포맷을 바꾸고 있다.
올해 6월 말 순차입금/EBITDA는 현대백화점 1.6배, 신세계 3.1배, GS리테일 1.8배인 반면 이마트(별도) 6.5배, 롯데쇼핑 6.7배, 롯데하이마트 5.6배, 호텔롯데 12.6배다. 부채비율은 코리아세븐이 495.8%, 이마트24가 223.7%로 편의점 하위권이 상위권(GS리테일 120.6%, BGF리테일 170.1%)보다 두 배 이상 높다.
NICE신용평가는 할인점에 대해 "축적한 순이익과 유형자산으로 부채비율은 우수하나 저조한 현금창출력으로 높은 차입부담이 지속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마트가 홈플러스 폐점의 반사이익을 롯데마트보다 더 받을 것으로 봤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 인가를 받아 수익성 위주 점포 축소와 자산 매각에 들어간다.
편의점, 양극화 가장 선명해
편의점은 점포 포화 속에서 양극화가 가장 선명하다. 점포 수는 2025년 2.9% 줄었고, GS25와 CU는 출점 속도를 조절하며 PB·신선식품·외국인 특화 점포·퀵커머스로 객단가와 점포당 매출을 키우는 반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매출이 줄고 영업적자가 이어지며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하위 업체가 사업경쟁력 확보가 어려워 실적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코리아세븐은 NICE신용평가 기준 A/부정적이며, 한국신용평가도 6월 24일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최근 3년 누적 순손실 4380억원, 단기차입 비중은 2024년 말 44%에서 올해 3월 말 70.1%로 높아졌다. 롯데그룹 지원 가능성이 등급을 받치고 있는 구조다.
전자제품 양판점도 같은 자리다. 가전 이커머스 침투율이 58.8%까지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판매·LG하이프라자 같은 제조사 직영 채널은 자사 제품 묶음 할인과 구독으로 실적을 지키지만, 하이마트·전자랜드는 이커머스와 차별화가 어렵고 제조사 채널과의 경쟁에서도 열위라는 것이 NICE신용평가의 판단이다.
NICE신용평가는 향후 모니터링 초점을 두 갈래로 뒀다. 할인점·전자제품 양판점처럼 내수 위주 업태의 실적 개선 노력(창고형 전환·PB·통합 물류·구독)이 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백화점·면세점·편의점의 새 성장동력인 외국인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지다.
면세점은 4월부터 인천공항 DF1·DF2 구역에서 신라·신세계가 철수하고 롯데·현대가 출국객당 임차료를 40% 낮춰 영업을 시작해 비용 구조가 바뀌었다. 백화점은 한일령으로 중국·홍콩 관광객이 일본 대신 한국을 택하는 흐름과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고소득층 소비여력이 이어지는 한 우수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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