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선택

상장리츠 '배당 지키기' 한계…나신평, 등급 반영 예고

21개사 상반기 현금 유입 6042억원, 이자·배당 유출 6495억원 부채비율 1년 새 150%→171%, 단기차입 대비 현금 11.4% '최저'

증권 |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9. 28. 11:11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상장리츠가 금리상승기에 들어서면서 배당과 재무안정성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국면에 몰렸다. NICE신용평가는 28일 발간한 스페셜리포트에서 상장리츠 21개사가 올해 상반기 영업으로 번 현금보다 이자와 배당으로 내보낸 현금이 더 많았다며, 자본확충 없이 빚으로 자산을 사들이거나 자본준비금을 헐어 배당을 유지하는 리츠는 차환위험 변화를 신용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번 돈보다 나간 돈이 많다

NICE신용평가가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케이탑리츠를 제외한 상장리츠 21개사의 2021년 상반기~2026년 상반기 반기 실적을 합산한 결과, 올해 상반기 조정EBITDA(비현금성 평가손익을 제거한 상각전영업이익)는 604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 3294억원과 배당선언액 3201억원을 합한 6495억원에 453억원 못 미친다. 부족분은 보유현금을 쓰거나 추가 차입으로 메웠다는 의미다. 조정EBITDA/금융비용은 2022년 상반기 2.5배에서 2024년 하반기 1.6배로 떨어진 뒤 2026년 상반기 1.8배로 소폭 회복하는 데 그쳤다.

구조가 문제다. 리츠 총비용의 49%가 금융비용이고 운영비용은 23%다. 은행은 조달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얹지만 리츠의 임대료는 사전에 정해진 계약이라 단기간에 전가하지 못한다.

NICE신용평가는 "금융비용 증가분이 이익 감소로 곧바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시중금리는 이미 방향을 틀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해 6월 2.4%에서 올해 8월 3.8%로, 회사채 3년물(AA-)은 3.0%에서 4.5%로 올랐고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연 3.0%가 됐다. 상장리츠의 올해 상반기 신규 조달금리는 금융기관 차입이 4.0%에서 4.7%로, 회사채가 4.2%에서 4.7%로 반등했다. 업권 평균 조달비용률(4.3%)은 아직 2024년 하반기 고점(4.5%)을 밑돌지만, 차환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새 금리가 반영되는 구조라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NICE신용평가의 판단이다.

지난 금리상승기의 공식: 자본준비금 헐어 배당

리포트가 되짚은 것은 2022~2024년 리츠들의 대응이다. 상장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법인세 소득공제를 받기 때문에 이익 유보가 구조적으로 막혀 있다. 금리가 올라 순이익이 줄자 리츠들은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회계상 배당가능이익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자본준비금을 전입한 리츠는 2023년까지 7개 이하였으나 2024년 상반기부터는 매 반기 9~12개에 이른다. 전입 규모는 2024년 상반기 723억원으로 같은 기간 배당선언액(2731억원)의 26.5%에 달했고, 금리가 안정되며 2025년 하반기 244억원(8.1%)까지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 323억원(10.1%)으로 다시 늘었다.

NICE신용평가는 감가상각비 범위의 초과배당과 자본전입 배당을 구분했다. 전자는 현금 유출이 없는 비용을 되돌려 주는 것이지만, 후자는 "과거에 주주가 납입한 자본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실제 배당재원은 보유현금을 소진하거나 추가 차입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21개사 합산 조정당기순이익과 감가상각비의 합은 2023년 하반기까지 배당선언액과 비슷했으나 2024년 상반기 약 660억원 미달로 돌아선 뒤 지난 4개 반기 동안 920억원, 470억원, 630억원, 400억원씩 계속 모자랐다.

자본이 들어오는 길도 좁아졌다. 2020년 이후 일반공모 유상증자 23건의 최종 발행가액은 예정 발행가액을 평균 10% 밑돌았고, 2024년 하반기 8건이 몰린 뒤로는 증자 자체가 뜸해졌다. 대신 차입이 자리를 채웠다. NICE 커버리지 리츠가 202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산을 편입한 17건, 투자금 약 4조원 가운데 유상증자는 8200억원(20.6%)에 그쳤고 7건은 전액 차입이었다. 전액 차입 7건의 매입 전후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53.7%에서 58.6%로 4.9%포인트 올랐다. 업권 부채비율은 2025년 6월 말 150.1%에서 지난해 말 161.3%, 올해 6월 말 170.6%로 상승했다.

유동성 지표는 더 나쁘다. 자본전입 배당으로 보유현금이 줄고, 전자단기사채 등 만기가 짧은 시장성 조달이 늘면서 유동성차입 비중은 2024년 말 36.6%에서 올해 6월 말 48.6%로 뛰었다. 단기성차입금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11.4%로 분석기간 중 가장 낮다.

NICE신용평가는 이 상태에서 환헤지 정산금, 캐시트랩·캐시스윕 조항 발동, 자본출자 요구(캐피털콜) 같은 비경상적 현금소요가 생기면 "추가 차입이나 배당규모 축소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올해 4월 27일 회생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그 사례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대주단의 캐시트랩 발동으로 현금이 묶이면서 400억원 규모 단기사채를 갚지 못했고, 이후 상장리츠 업권 전반의 전단채 조달이 위축됐다.

"커버리지·차입의존도 유지 의무" 제언…등급 반영 예고

NICE신용평가의 제언은 세 갈래다. 첫째, 미국의 선반등록(shelf registration)·시장가 발행(ATM)이나 싱가포르의 신주발행 권한 위임처럼 유상증자 기간을 줄이고 할인율을 낮추는 제도, 그리고 매각차익을 유보해 재투자에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둘째, 싱가포르가 상장리츠에 이자보상배율 1.5배 이상·레버리지 50% 이하를 의무화한 것처럼 국내도 조정EBITDA/금융비용과 공정가치 기준 조정총차입금의존도를 일정 범위로 유지하게 하고, 미충족 시 자본준비금 전입을 통한 현금배당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다만 "기준이 일시에 적용되면 배당 축소로 주가와 조달환경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단계적 적용을 전제로 달았다. 셋째, 차입약정·투자약정 등 현금흐름을 제한하는 조항의 공시와 FFO·NAV 산출기준 통일이다.

신용평가에는 이미 적용 방침을 밝혔다. NICE신용평가는 개별 리츠의 차입만기 분산, 차환금리 상승 수준, 추가 담보여력을 포함한 즉시가용 유동성재원을 중점 모니터링하고, "자본확충 없이 차입만으로 자산을 편입하거나 자본준비금 전입을 통해 배당규모를 유지하며 보유현금이 감소하는 경우"를 주요 점검 대상으로 삼겠다고 했다.

영향은 리츠마다 다르다. NICE신용평가는 우량 자산 위주 포트폴리오, 회사채·전단채 등 다변화된 조달수단, 분산된 차입만기를 가진 리츠는 대응 여력이 있다고 봤다. 반대로 특정 반기에 만기가 몰린 곳은 차환 시점의 금리를 그대로 받는다. 리포트는 롯데리츠의 2024~2025년 발행 담보부사채 만기가 올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유동성차입 비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담보부회사채로 차환해 만기를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가치 평가 전환도 변수다. 에스케이리츠는 지난해 3월 투자부동산 공정가치법을 도입하며 부채비율이 249.6%에서 167.7%로, 차입금의존도가 65.5%에서 57.5%로 개선됐고 한화리츠는 오는 10월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NICE신용평가는 담보목적 감정평가는 보수적으로 산정되는 경향이 있어 부동산 불황기에 차환 만기가 오면 공정가치와 담보평가액의 괴리로 차입한도가 예상보다 줄 수 있다며, 공정가치법을 적용하는 리츠는 재무지표를 더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추가 담보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