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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무신사의 코스피行, 이제 증명의 시간이다

오피니언 |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9. 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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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무신사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뒤 1년여 만에 거래소 심사 단계에 들어섰다. 기업공개를 준비해 온 무신사가 이제 더 넓은 자본시장을 상대로 자신을 설명할 차례다.

상장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기대를 하나의 거래로 조율하는 과정이다. 회사는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 하고, 기존 투자자는 투자 성과를 인정받으려 하며, 새로 참여하는 주주는 앞으로의 수익을 기대한다. 거래소 심사와 공모 절차를 거치는 동안 이 기대들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무신사가 마주할 상장 과정의 지난함은 서로 다른 요구에 동시에 답해야 한다는 데 있다.

무엇으로 돈을 버는 기업인가

첫 과제는 복합적으로 변한 사업을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이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자체 브랜드와 오프라인 유통도 키웠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제품 매출은 2660억원, 수수료 매출은 3128억원이었다. 상반기 말 재고자산도 4362억원에 이르렀다. 중개 서비스와 제품 판매의 성과를 함께 평가해야 하는 사업 구조가 됐다.

중개 사업은 고객과 브랜드가 계속 모이는 기반이 중요하고, 자체 브랜드는 상품 경쟁력과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오프라인 사업에는 매장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이 사업들이 고객을 공유하고 판매 기회를 넓힌다면 결합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 가치를 설득하려면 사업별로 이익과 현금이 얼마나 생기고, 앞으로 얼마를 더 투입해야 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매출의 성장률과 함께 성장에 필요한 자본의 규모가 무신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는 이 과제가 드러나 있다. 연결 매출은 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회사는 부자재와 공임비 상승, 거래 확대에 따른 운반비·지급수수료 증가에 더해 해외 마케팅과 물류 효율화, 인재 채용 등에 대한 투자를 이익 감소 요인으로 설명했다.

해외 시장을 넓히려면 현지 고객을 확보하고 유통 기반을 갖추는 데 비용을 먼저 써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때도 투자 시점과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는 간격이 생긴다. 무신사는 이 간격을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어떤 사업에 얼마를 투입하고, 어느 시점에 어떤 성과를 확인할 것인지가 필요하다. 성과가 계획에 못 미쳤을 때 투자를 조정할 기준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 역시 성장 투자에 따른 일시적인 수익성 변화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분기 이익을 높이기 위해 미래 사업에 필요한 지출을 줄인다면 장기적인 기업가치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 투자자에게 기다릴 시간을 요청하는 회사는 그 시간을 평가할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 무신사의 상장은 장기 성장에 필요한 자본과 단기 실적을 확인하려는 시장의 요구를 조율하는 시험이기도 하다.

기존 투자자와 신규 주주, 그리고 입점 브랜드

공모가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의 차이가 더 선명해진다. 높은 가격은 회사의 자금 조달과 매각에 참여하는 기존 주주의 회수에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신규 투자자에게는 그 가격이 앞으로 얻을 수익을 계산하는 출발점이다. 같은 성장 전망을 보더라도 어느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진다. 회사와 주관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과 거래 조건을 찾는 일이다.

앞으로 공모 구조가 공개되면 신주 발행과 구주매출의 비중, 조달자금의 사용처,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와 잠재 매물을 함께 봐야 한다. 구주매출에는 초기 투자에 참여한 자본의 회수라는 기능이 있고, 신주 발행에는 회사가 다음 성장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기능이 있다. 두 기능이 이번 거래에서 어떤 비중과 조건으로 구성되는지가 중요하다. 공모자금으로 실행할 사업이 신규 주주에게도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설명이 있어야 상장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이어진다.

무신사에는 플랫폼과 입점 브랜드의 관계라는 과제도 있다. 회사는 기획전과 콘텐츠 제작, 오프라인 팝업, 마케팅 등을 통한 브랜드 지원을 주요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동시에 다른 브랜드의 성장도 돕는 사업 구조에서는 상품 노출과 판촉, 판매데이터 활용에 관한 원칙이 중요해진다. 그 원칙을 입점 브랜드가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거래 관계도 안정적으로 이어진다.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노력과 입점 브랜드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상품을 계속 공급하고 신규 브랜드가 자리 잡아야 고객이 플랫폼을 찾을 이유도 늘어난다. 단기 수익성을 높이는 결정이 브랜드의 상품 개발과 판매 여력을 약화시킨다면 미래의 거래 기반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신사는 브랜드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를 상장 이후에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의 매출과 이익을 지탱하는 사업상의 과제다.

상장 이후에도 이어질 증명의 시간

이 과제들은 서로 맞물려 있다.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면 투자 부담이 커지고, 지출을 줄이면 성장 계획을 실행하는 속도가 달라진다. 높은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하면 그만큼 더 큰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 무신사는 성장과 수익성, 가격과 투자 기회 사이에서 선택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상장 준비에 쓰는 시간의 가치는 이 선택들을 얼마나 구체화했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무신사의 상장은 성장해 온 기업에 다음 단계의 자본을 공급할 기회다. 그 기회를 살리려면 회사와 주관사는 공모 과정에서 제시할 기대를 실적과 투자 계획에 연결하고, 상장 이후에도 그 연결이 유효한지 설명해야 한다. 시장도 약속한 성장의 진행 상황과 경영진의 대응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무신사가 이번 상장 여정에서 마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반은 새로운 주주가 회사의 판단을 이해하고,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영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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