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S&P 500 주요 기업에 100억 달러가 넘는 관세 환급금이 유입된 가운데, 기업 절반 이상이 이를 가격 인하 대신 자체 비용 상승을 방어하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를 견뎌온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기대와 달리 대다수 유통·제조업체가 인플레이션 방어를 우선순위에 두면서 직접적인 가격 인하 혜택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경제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미국 증시 상장 기업들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전체 환급금의 54%(61억 달러)가 치솟은 유가와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투입됐다. 반면 가격 인하 등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간 비중은 29%(33억 달러)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유통 공룡 월마트 한 곳(29억 달러)에 쏠렸다.
대다수 기업은 환급금을 원가 상승 방어용 '쿠션'으로 활용했다. 기업별로는 포드가 13억 달러로 가장 많은 환급금을 운영비 방어에 투입했고 타깃 9억 9400만 달러, 홈디포 7억 3000만 달러, 아마존 6억 4000만 달러 순이었다. 고물가로 누적된 유통·물류비 부담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규모 환급은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 부과 조치에 위법 판결을 내리며 시작됐다. 관세 인상분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전가됐던 만큼 환급금 역시 가격 인하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실제로는 기업들의 자체 비용 방어에 대부분 흡수된 셈이다.
반면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로 이어진 금액은 전체 환급액의 29%(33억 달러)에 그쳤다. 이마저도 유통 공룡 월마트가 환급액 29억 달러 대부분을 상품 가격 인하에 쏟아부은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월마트를 제외하면 판매가 인하 대열에 합류한 곳은 달러트리와 벌링턴 스토어 등 소수 저가 할인점에 불과했다.
고객 환원이나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입된 비중도 미미했다. 페덱스(8억 달러)와 UPS(5억 달러) 등 물류 기업들이 환급금의 14%에 해당하는 16억 달러를 고객사에 직접 돌려주기로 했을 뿐이다. 매장 리모델링이나 전자상거래 인프라 개선, 신제품 개발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된 금액은 2억 7600만 달러로 전체의 2% 수준에 머물렀다.
월스트리트 역시 일회성 환급금에 따른 착시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기간 뉴욕 증시는 환급금 유입으로 일시 개선된 마진율이나 주당순이익(EPS)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신 매장 방문객 수 증가와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 등 본업의 기초체력과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증명한 기업에 주목했다. 한편 관세 환급 절차는 3분기에도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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