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아 M&A

절차론 넘어 가격·주총까지…전선 넓히는 얼라인

중복상장서 공개매수 절차로 공세 이동 금감원 진정 뒤 자체 내재가치 제시…임시주총 청구로 이사회 재편 압박

증권 |심두보 기자,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8. 21. 07:00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한솔 기자| 가비아 지분 14.29%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맥쿼리자산운용(이하 맥쿼리)의 공개매수에 맞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처음에는 가비아 이사회의 절차적 공정성을 문제 삼았지만 이후 금융감독원 진정, 자체 기업가치 평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로 압박 수단을 확대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6호를 뒤에 둔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는 가비아 주식을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최대 매수예정수량은 980만5505주로 발행주식의 73.1%이며, 최소수량 326만7629주에 미달하면 응모 주식을 사지 않는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9월 17일까지다. 맥쿼리 측은 별도로 김홍국·원종홍 공동대표와 전정완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 24.37%를 같은 가격에 인수하고, 창업자들은 매각대금 일부를 인수회사에 재투자해 경영에 계속 참여한다.

얼라인의 가비아 주주행동은 이번 공개매수 발표 이전부터 시작됐다. 얼라인은 지난 6월 가비아 이사회에 KINX 등 자회사와의 중복상장 해소 방안을 요구하고, 사외이사 중심 특별위원회 설치와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맥쿼리와 설립한 데이터센터 합작법인 코어허브와 KINX 간 거래에 관한 이사회 의사록 열람도 신청했다. 당시 공세의 중심은 공개매수 가격이 아니라 자회사 가치가 가비아 주주에게 어떻게 귀속되는지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이었다.

"가격 아닌 절차"에서 시작한 공세

맥쿼리의 공개매수가 발표된 뒤 얼라인은 가비아 이사회에 독립 특별위원회 설치와 별도의 가격 공정성 검증을 요구했다. 맥쿼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다른 원매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마켓체크나 고숍 절차도 요청했다. 얼라인은 7월 24일 입장문에서 기존 가치평가 자료는 중복상장에 따른 할인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4만8000원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를 제기하는 대상도 맥쿼리나 공개매수 조건이 아니라 거래를 검토하는 가비아 이사회라고 선을 그었다.

얼라인이 이사회를 전면에 세운 근거는 창업자의 재투자 구조였다. 일반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하면 현금 4만8000원을 받고 가비아의 향후 성장에서 이탈하지만, 창업자는 일부 현금을 확보한 뒤 인수회사에 다시 투자해 비상장 가비아의 미래 가치에 계속 참여한다. 매각가격이 같아도 거래 이후의 경제적 지위는 다를 수 있다는 논리다.

공세는 7월 30일 금융감독원 진정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얼라인은 공개매수신고서에 코어허브 데이터센터의 경제성, KINX 과천 데이터센터의 예상 수익성, 공개매수 이후 상장폐지 절차와 창업자 재투자 조건 등 일반주주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비아 이사회의 절차를 문제 삼던 단계에서 공개매수자의 법정 공시 수준을 감독당국에 따지는 단계로 이동한 것이다. 맥쿼리는 법상 기재해야 할 중요정보는 모두 공시했으며, 확정되지 않은 미래 전망을 추가로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가비아는 같은 달 30일 독립이사 2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외부 법률·재무자문사를 선임해 거래 목적의 정당성과 가격의 공정성, 절차의 적절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얼라인이 요구한 독립 검증 절차를 일정 부분 수용한 조치였다.

내재가치 내놓고 임시주총까지

전환점은 8월 19일이었다. 얼라인은 가비아의 주당 내재가치를 6만5400원에서 7만9900원으로 산정하고, 4만8000원의 공개매수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직접 주장했다. 하단은 공개매수가보다 약 36%, 상단은 약 66% 높다. 절차적 검증을 요구하던 투자자가 자체 SOTP 평가를 근거로 가격에 대한 실체적 판단까지 제시한 것이다.

얼라인은 가치평가 발표와 동시에 임시주주총회 소집도 청구했다. 현행 3명 이상 5명 이하인 이사 정원을 최대 7명으로 확대하고 독립이사를 추가 선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가 소집 절차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원 허가를 통해 직접 임시주총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비아 이사회의 거래 검토를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검토 주체의 구성 자체를 바꾸려는 단계로 들어간 셈이다.

각 전선은 맥쿼리와 가비아에 서로 다른 부담을 준다. 특별위원회와 마켓체크 요구는 거래의 정당성을 겨냥하고, 금감원 진정은 공시 보완과 일정 지연 가능성을 높인다. 자체 가치평가는 공개매수가 인상 압력을 만들고, 임시주총 청구는 공개매수 이후까지 이어질 이사회 주도권 문제를 제기한다. 공개매수 종료 전에 임시주총이 실제로 열릴지는 별개지만, 소집 청구 자체로 특별위원회와 현 이사회가 내놓을 판단의 설명 책임은 커졌다.

얼라인이 보유한 가비아 주식은 191만7916주로, 공개매수가가 1000원 오를 때마다 보유지분의 명목가치는 약 19억원 증가한다. 가격 인상이 일반주주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얼라인의 요구와 일반주주의 이해는 상당 부분 일치할 수 있다. 다만 주주 전체의 이익을 내세우는 주장과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회수 가격을 높이려는 목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은 분리하기 어렵다.

가격론으로 들어오면서 얼라인도 설명해야 할 부담이 생겼다. 얼라인은 7월24일 공개매수가가 낮다고 주장한 적이 없고 핵심은 이사회의 절차라고 밝혔지만, 한 달 뒤에는 6만5400~7만9900원의 내재가치를 직접 제시했다. 또 2025년 11월 자신이 가비아 지분을 추가 취득할 당시에는 주당 3만3000원의 공개매수가를 직전 종가와 1~3개월 평균주가에 약 18.6~22.7%의 프리미엄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당시 거래는 경영권 인수나 상장폐지가 아닌 소수지분 확대였다는 차이가 있지만, 매수자였을 때와 현재 매도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일 때 가치평가 기준이 달라졌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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