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아 M&A

3만3000원에 공개매수한 얼라인, 4만8000원엔 "정보 부족"

8개월 전 얼라인도 3만3000원 공개매수 당시 목적은 주주행동·지분 19.03% 확보 거래 성격 달라도 정보공개 기준은 남아

증권 |심두보 기자,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8. 04. 13:56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한솔 기자| 가비아 공개매수를 둘러싼 쟁점이 가격에서 정보공개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맥쿼리자산운용의 공개매수신고서에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빠졌다고 주장했다. 맥쿼리는 불과 8개월 전 가비아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얼라인의 신고서를 거론하며 자가당착이라고 맞섰다.

맥쿼리는 특수목적법인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가비아 최대주주 측 지분 24.4%를 주당 4만8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동시에 최대 980만5505주, 발행주식의 73.1%를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은 9월17일까지다. 최종 목표는 가비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폐지하는 것이다.

얼라인은 지난 7월30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공개매수신고서의 정정을 요구했다. 가비아와 맥쿼리가 공동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핵심 자회사 케이아이엔엑스(KINX)의 과천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른 예상 손익 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창업주 측의 재투자 조건과 공개매수 이후 KINX 상장 유지 여부도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일반주주가 주주 지위를 포기할지 판단하려면 가비아의 미래 가치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얼라인은 현재 가비아 지분 14.29%를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는 법적으로 기재해야 할 중요정보는 모두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미래 예상 손익과 기업가치 추정치는 확정되지 않은 내부 예측정보여서 공개매수신고서에 넣을 성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KINX를 상장폐지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맥쿼리는 여기서 얼라인의 과거 공개매수를 꺼냈다. 얼라인도 2025년 11월 가비아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목적을 주주가치 제고로 제시했을 뿐, 투자 판단의 전제가 된 세부 기업가치와 미래 예상 실적을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맥쿼리는 자신들의 신고서가 과거 유사 사례보다 상세하게 작성됐으며 자진 정정을 통해 추가 정보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자가 바뀌자 얼라인이 정보공개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는 반론이다.

3만3000원 공개매수 당시의 설명 수준은?

얼라인은 2025년 11월 25일부터 12월 14일까지 가비아 주식 135만3569주를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했다. 목표 물량은 발행주식의 10%였으며 최대 투입금액은 약 447억원이었다. 공개매수 직전 얼라인의 지분율은 9.03%였다. 목표 물량을 전부 확보하면 지분율은 19.03%까지 높아지는 구조였다. 당시 공개매수에는 맥쿼리 거래와 달리 상장폐지나 경영권 인수 목적이 붙지 않았다.

가격은 공개매수 직전 종가 2만7500원에 20%의 프리미엄을 적용해 결정됐다. 얼라인이 대외적으로 제시한 핵심 설명도 시장가격 대비 프리미엄과 주주행동주의 목적에 집중됐다. 가비아의 세부 적정가치가 얼마인지, KINX의 미래 이익을 어느 정도로 평가했는지는 당시 가격 설명의 전면에 놓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얼라인이 확보한 물량은 목표의 약 3분의 1인 44만4678주였다. 지분 3.29%를 추가하면서 얼라인의 보유비율은 9.03%에서 12.32%로 높아졌다. 공개매수 종료 무렵 가비아 주가가 3만3000원에 근접하면서 주주들의 응모 유인이 떨어졌다. 얼라인은 목표량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가비아 이사회와 경영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

얼라인의 2025년 공개매수와 맥쿼리의 현재 공개매수를 동일선상에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얼라인은 가비아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투자자였으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주는 상장사 주주로 계속 남을 수 있었다. 최대주주와의 주식매매계약도 없었고, 공개매수 실패가 가비아의 지배주주 변경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아니었다. 매수 이후의 이익과 손실은 주로 얼라인이 부담하는 형태였다. 정보공개 책임의 강도가 맥쿼리 거래보다 낮다는 반론이 가능한 이유다.

그렇다고 얼라인의 과거 공개매수가 현재 논쟁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얼라인 역시 약 447억원을 투입해 최대 19.03%의 지분을 확보하려 했던 전문 투자자였다. 공개된 설명만 놓고 보면 당시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던 가격 논리는 전일 종가보다 20% 높다는 사실과 향후 주주행동 계획이 중심이었다.

현재 얼라인이 맥쿼리에 요구하는 정보의 범위는 훨씬 넓다. 코어허브의 데이터센터 사업구조와 가비아·KINX에 돌아갈 수익, 과천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른 예상 손익, 창업주 재투자 조건과 상장폐지 실행방식 등이 포함된다. 공개매수가가 적정한지 판단하기 위해 과거 주가가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을 보여달라는 요구다. 얼라인이 2025년 매수자일 때 투자 판단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가치 산정 기준도 현재로서는 세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공개 문제 제기가 가격 협상의 수단?

맥쿼리 거래에는 얼라인의 과거 공개매수에 없었던 요소가 다수 포함됐다. 맥쿼리는 창업주 측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일반주주 지분까지 사들여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창업주들은 매각대금에서 세금을 뺀 금액을 인수회사에 재투자하고 경영에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일반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하면 현금 4만8000원을 받는 대신 가비아의 향후 성장에서 이탈한다. 거래의 비가역성이 큰 만큼 더 높은 수준의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얼라인의 주장은 근거를 갖는다.

맥쿼리가 얼라인의 2025년 신고서만으로 현재 정보공개 요구를 모두 반박하기도 어렵다. 얼라인의 공개매수는 가비아의 상장 지위를 없애거나 다른 주주의 주식을 강제로 현금화하는 거래가 아니었다. 반면 맥쿼리는 공개매수 이후 포괄적 주식교환과 주식병합 등으로 잔여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다만 거래 목적의 차이가 얼라인에 모든 설명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얼라인은 자신이 매수자였을 때보다 현재의 공개매수자에게 훨씬 구체적인 가치평가와 장래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두 거래의 차이가 어느 수준의 추가 정보공개를 정당화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시의 충실성에 관한 논쟁이 결국 매수자와 매도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협상으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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