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한솔 기자| 가비아를 인수하는 맥쿼리 펀드와 안산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맥쿼리 펀드는 서로 다르다. 데이터센터 사업에는 맥쿼리 아시아·태평양 인프라펀드4(MAIF4)가 참여하고, 가비아 경영권 인수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6호 계열 투자목적회사가 추진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가비아는 데이터센터 사업 파트너와 지배주주를 모두 맥쿼리자산운용그룹 내에서 맞게 된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6호 산하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는 가비아 창업주 측 지분 24.3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별도로 가비아 주식 최대 980만5505주를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9월17일까지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데이터센터 합작계약을 맺었던 가비아의 협상 주체도 같은 운용그룹의 펀드가 된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안산 데이터센터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나와 있다. 그러나 토지와 건물에서 발생하는 자산가치, 임대수익, 개발·자산관리 보수, 운영·유지보수 수수료와 최종 매각차익이 어느 법인에 귀속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가비아 M&A 이후의 핵심은 사업 규모보다 현금흐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분은 7.5%,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MAIF4와 가비아는 지난 2월 25일 데이터센터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향후 4~6년 동안 약 6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 주요 거점에 누적 용량 100MW 이상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첫 사업은 40MW 규모의 안산 데이터센터다. 다만 양측의 정확한 투자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된 역할 분담은 비교적 명확하다. MAIF4는 부지 매입과 인허가,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자산 개발과 금융 활동을 주도한다. 가비아는 자회사 케이아이엔엑스(KINX)와 함께 데이터센터 설계와 네트워크 구축, 운영·유지보수를 맡는다. 자본집약적인 자산 개발과 반복적인 서비스 운영을 분리한 구조다.
가비아는 합작법인 코어허브 지분 7.5%를 22억5750만원에 취득했다. 단순 역산한 코어허브의 초기 자기자본 가치는 약 301억원이다. 다만 이 숫자는 합작법인 설립 초기 출자금에 따른 계산일 뿐, 향후 6000억원 규모의 전체 사업비나 안산 데이터센터의 기업가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프로젝트파이낸싱과 추가 출자 규모도 공개된 자료로는 확정하기 어렵다.
지분율만 보면 가비아가 코어허브에서 확보한 경제적 몫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가비아는 코어허브를 단순 지분투자 대상이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했다. 합작계약상 주요 의사결정에 재적이사 전원의 찬성이 필요해 지분율 7.5%에도 공동지배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비아가 적은 자본을 투입하면서 핵심 결정에 거부권을 확보한 구조라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지분이 작다는 사실만으로 가비아에 불리한 계약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데이터센터의 수익은 상면 임대료 하나로 구성되지 않는다. 토지와 건물의 가치 상승, 데이터센터 임대수익, 개발보수, 자산관리보수, 금융주선 비용, 운영·유지보수 수수료,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매출, 최종 자산 매각차익으로 나뉜다. MAIF4와 가비아가 각각 개발과 운영을 맡는다는 사실은 공개됐지만 이들 수익항목의 귀속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역할의 구분만으로 경제적 과실의 배분을 판단할 수 없는 구조다.
코어허브는 가비아의 종속기업이 아니라 공동기업이다. 코어허브 자체 매출이 가비아 연결 매출에 직접 합산되기보다 가비아 지분율에 해당하는 손익이 지분법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반면 가비아나 KINX가 코어허브에 운영·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해 받는 대가는 별도의 영업매출이 될 수 있다. 결국 가비아의 실질적인 수혜는 코어허브 지분율뿐 아니라 장기 운영계약의 기간과 수수료, 최소보장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가비아는 KINX 지분 36.3%를 보유하고 있다. KINX가 안산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와 운영 매출을 확보하면 가비아도 연결실적과 보유지분 가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코어허브와 가비아·KINX 사이의 운영계약 기간, 보수 산식과 고객계약 주체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코어허브의 나머지 지분이 어떤 투자기구에 얼마나 배분됐는지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사업 파트너가 대주주로…가격 결정의 독립성
가비아 인수 구조의 최상단에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6호가 있다. 이 펀드는 티비엘케이홀딩스를 100% 보유하고, 티비엘케이홀딩스는 공개매수자인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를 100% 보유한다. 펀드의 업무집행사원은 맥쿼리자산운용이다. 안산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는 MAIF4 역시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운용하는 별도 인프라펀드다.
두 펀드는 모두 맥쿼리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만 별도의 투자기구다. MAIF4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자산의 수익과 오퍼튜니티즈펀드 6호가 보유할 가비아 지분의 수익을 같은 주머니로 볼 수는 없다. 펀드별 투자자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고, 각 펀드의 투자기간과 목표수익률도 다를 수 있다. 같은 운용그룹 안에서도 데이터센터 자산가치를 높여야 하는 이해와 가비아에 더 많은 운영수익을 남겨야 하는 이해가 항상 일치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M&A 이전 가비아는 MAIF4 측과 합작조건을 협상하는 독립된 사업 파트너였다. 인수 후에는 오퍼튜니티즈펀드 6호 계열 회사가 가비아의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코어허브와 가비아·KINX가 운영수수료를 다시 협상하거나 추가 출자, 신규 데이터센터 편입, 자산 매각을 결정할 때 이전과는 다른 이해관계가 형성되는 셈이다. 창업주가 경영에 계속 참여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만장일치 조건이 적용되더라도 가격 결정의 독립성을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생긴다.
법률상 특수관계인 해당 여부와 별개로 동일 운용그룹이 양측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거래에는 이해관계 조정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INX가 별도 상장사인 만큼 KINX 이사회의 독립적인 계약 심사 여부도 주주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비아는 코어허브, 안산 데이터센터의 계약·운영 조건 및 향후 계약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가비아 관계자는 "문의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개별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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