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에스케이디앤디(SK디앤디)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이사회는 지난 28일 136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보통주 4468만1000주가 신규 발행되며 납입일은 오는 10월 15일이다.
이번 증자에는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적극 참여한다. 한앤코개발홀딩스는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양수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들은 SK디스커버리에 배정될 신주인수권증서 전량을 넘겨받아 청약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전체 신주 물량의 78.7%를 책임질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제18-1회 및 18-2회 사모사채 상환에 620억원을 배정했다. 나머지 747억원은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이행에 사용된다. 당장의 차입금 상환 압력을 자체 자금으로 방어하는 셈이다.
현재 SK디앤디가 발행한 사모사채 1690억원 전액은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담보차입금과 달리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은 비우호적인 금융시장 여건 탓에 차환이 까다로워졌다. 특히 BBB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러한 시장성 차입금의 차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 여파…우발채무 현실화 리스크
한국신용평가는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SK디앤디의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준공 현장의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신규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와 입주 지연이 타격을 입혔다. 이는 회사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구로 생각공장 지식산업센터 사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소요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이 현장은 미분양 담보대출 1650억원이 실행된 바 있다. 이후 수분양자들의 이탈로 인해 회사가 연대보증한 중도금 대출 중 약 79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차입금 규모가 확대된 상태다.
군포 트리아츠 현장 역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27일 기준 해당 사업장의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잔액은 총 2105억원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와 절반씩 부담하는 약정 비율을 고려할 때 SK디앤디가 대위변제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1053억원이다. 증자 대금 중 상당수가 이곳의 연대보증 이행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대규모 PF 우발채무가 여전히 남아있다. 군포 트리아츠 본PF 대출 잔액 429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천백사 물류센터와 관련해서도 오는 8월 만기인 85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 한신평은 이러한 우발채무 요소들이 향후 유동성 관리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무지표 일부 개선…수익성 회복 및 자산 매각 과제
긍정적인 부분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재무 지표가 일정 수준 개선된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별도기준 재무제표에 증자 효과를 단순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149.2%에서 120.0%로 하락한다. 6039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도 4682억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유상증자를 통해 1367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경우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력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본원적인 수익성 회복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고금리 장기화와 누적된 공급 부담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들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개발이익 회수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앞서 올 1분기에도 분양 계약 취소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93억원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재무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확보한 토지를 공동투자 PFV 등에 매각해 단기 자금을 융통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중이다. 공덕역 공동주택 공동사업화나 서초 L오피스 토지 매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자본 투입과 차입금 부담을 동시에 덜어내기 위한 조치다.
저수익 자산 매각 및 유동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사동 오피스와 남양주 진접 부지 등 다수의 사업장을 연내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사업구조 전환과 자산 매각 성과에 대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향후 주요 프로젝트의 영업실적과 본원적인 사업안정성 제고 여부를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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