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가전시장의 양강체제가 균열 조짐이다. 최근 양사가 공시한 2분기 실적에서 LG전자가 흑자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적자전환한 것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그간 공고히 유지됐던 가전시장에서 LG에 석패했다는 점에서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의 자존심에 흠집이 생긴 것이다.
양사의 해당 가전 부문 매출은 14조원대로 엇비슷했지만 삼성전자는 적자를, LG전자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세계 경기 불확실성과 원가 부담이라는 공통된 어려움 속에서 제품 전략과 사업구조 개선 여부가 수익성 차이로 이어진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G가 개척한 구독 가전 마케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펼친 프리미엄 전략이 경쟁사를 앞지른 주된 요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VD·DA) 사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4조5000억원, 영업손실 약 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2%, 전년 동기보다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HS)과 TV·미디어(MS), 냉난방공조(ES) 사업을 합쳐 매출 14조9164억원, 영업이익 1조1411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130% 늘었다.
LG전자, 투트랙 전략·사업구조 개선으로 수익성 확보
매출 규모는 유사했지만 수익성에서는 차이가 벌어졌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과 중가 제품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구독·온라인 직접판매 등 사업구조 개선, 생산 효율화를 수익성 확보의 배경으로 꼽았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LG 시그니처와 빌트인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 시장(인도·브라질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에서는 현지 구매력에 맞춘 볼륨존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판매량이 많은 제품군을 늘려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평균판매단가가 낮아졌는데도 수익성이 개선된 배경도 판매량 확대와 효율화에 있다는 설명이다. 볼륨존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생산 규모가 확대됐고,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볼륨존 제품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볼륨존 판매 확대로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개선한 점이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가전 구독과 온라인 직접판매 등 제품 판매 이외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구독과 직접판매를 늘리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가전 사업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 비용 부담으로 적자 전환
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을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패널과 반도체, 물류비 등 복합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면서 매출 증가에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상승했다”며 “패널과 반도체, 물류비 등 여러 비용 요인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원가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AI TV와 AI 가전 역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핵심 제품군으로 내세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제품은 고부가 제품인 만큼 판매가 확대되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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